'영화 리뷰'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0/04/14 사랑을 노래하지만, 자유를 엿보다. <러브 송 : love songs> (2)
  2. 2010/03/31 우주보다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아바타>
  3. 2009/12/16 위너의 품격 : <거북이 달린다>
  4. 2009/12/13 그리고 사정없이 2배속 : <피도 눈물도 없이>
  5. 2009/11/30 정지훈은 안 보였다 : <닌자 어쌔신>
  6. 2009/11/29 기립박수를 치다 : <디스트릭트 9>
  7. 2009/11/03 변태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 바스터스 - 거친녀석들
  8. 2009/10/22 첫 영화의 설렘 : <호우시절>
  9. 2009/09/28 날아라 인권 : 날아라 펭귄
  10. 2009/09/14 비밀은 연기 : 오펀-천사의 비밀
  11. 2009/09/02 한꺼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 : 라스트 데이즈
  12. 2009/09/02 얽혔지만 풀리는 건 어렵지 않아 : 영화 <누들 >
  13. 2009/08/15 천연색 세상 비극은 없다 : 룸바
  14. 2009/08/11 나의 취향 : 레인 - 아네스 자우이
  15. 2009/08/11 플라스틱 시티 : 유릭와이. 오다기리 죠. 황추생.
  16. 2009/05/20 지금, 당신만 좋아요 : <똥파리>,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혼자였으면 좋았을 걸.

로맨스 영화는 혼자 봐야 제 맛인데.


모처럼 상상시네마에, 사람이 좀 찼다. 

그래봐야, 고작 열 댓명.

아마도 <몽상가들>의 '테오'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루이스 가렐은 뮤지컬 영화 <love songs>에서도 어김없이 깊은 눈빛과 경박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관객들을 끌어 당긴다.




칸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요즘 이상한 영화들로 가슴이 척박해진 사람들에겐. 

촉촉한 비와 같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시 같은 대사. 그리고 그 대사를 읆조리듯 노래하는.

과장되지 않은 장면과 감정.

그 모든 것들이 어색하기보단 자연스러운.

영화.

쇼같은 헐리웃 뮤지컬 영화보다 프랑스 뮤지컬 영화가 좋은 이유가 아닐까.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인지. 

내용보다는 영화 속 파리의 자유로운 삶과 영혼이 부러웠다.





+ ost 가 정말 좋다. 상상시네마에서 ost cd를 할인가격에 팔고 있었는데, 그냥 온 게 후회된다. 다음에 가서 사야겠다.


S e n s e s/saw l 2010/04/14 16:59

아바타3D.
이 감당할 수 없는 상상력 어쩔.

마치 상상력의 신세계속 폭포를 맞고나온 기분이다.

영화속 제이크가 아바타와 현실에서 헷갈려하듯 3시간의 관람으로 나 또한 한동안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에서 압도당했다.

상상력. 그 곳에 한계는 없다.

+그나저나 제이크가 이크란과 첫교감을 하는 장면은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S e n s e s/saw l 2010/03/31 18:43


촌스러운 포스터

 

★★★

최민식 - <꽃피는 봄이 오면>
송강호 - <우아한 세계>
차승원 - <선생 김봉두>
등등등등등 (기억도 안나고 찾아보기도 귀찮아 대충 얼버무리기 -_-;;;)

and

김윤석 - <거북이 달린다>

배우가 갑자기 훅 뜨면,

그 즈음에는,

아무 영화나 찍어도 본전 이상은 한다. 란. 공식이.

충무로에 있는게 분명하다.

관객들은 훅 뜬 배우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로 영화관으로 향하고,

영화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별로 좋지도 않다. 그러니까 내말은.. 거품이 낀게 보인다는.

오직 훅 뜬 배우 하나만을 믿고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적당하게 만든 영화들이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이번엔 김윤석이다.

<거북이 달린다>

영화 제목도 마치 대기만성한 배우 김윤석의 성공스토리를 말하는 것 같다.

당연히 감독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를터.

밝혀드리겠다.

감독 : 이연우
출연 : 김윤석. 정경호. 견미리. 선우선. 신정근(용배)



S e n s e s/saw l 2009/12/16 13:01



★★★

어쩐지.
코엔형제라던지.
쿠엔틴타란티노라던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액션만은 역시 류승완임에 틀림 없다.

감칠맛나는 다양한 중노년 배우들의 연기.
전도연의 콧소리가 젊었을 때.
정재영. 이혜영. 그리고 이제는 류승완의 페르소나가 된 듯한 정두홍.


초반 30분은 호기심과 스피디함에.
중반 30분은 액션. 우스개 씬에. 유쾌하게.
후반 30분은...... 2배속으로 돌려봤다. -_-

아 마지막은 지겨웠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끌어낸 영화는 드물 듯.

그럼에도 류승완은 만년 기대주. ;;


감독 : 류승완
출연 : 전도연. 이혜영. 정재영. 류승범. 신구. 백일섭. 정두홍.


S e n s e s/saw l 2009/12/13 16:42


★★★

닌자 어쌔신 영화홍보에서 내가 듣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비 헐리웃영화 한국인 최초 주연
워쇼스키형제
였다.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를 넘어 약간의 미국팬을 가지고 있는
동양인에 대해 투자가치를 따져본 결과 본전이상은 하겠다는 상술이 만든 영화.

라는 나의 편견은 <닌자 어쌔신> 제작발표 날부터
극장에서 꼭 영화를 봐야만 하는데,
어쩌다보니 볼 영화가 <닌자 어쌔신> 밖에 없었던,
지난 주말까지 확고했다.

시사회초대로 본 전지현의 <블러드>
순전히 이병헌 때문에 본 <지 아이 조> 등

훌륭한 전례를 맛본터라,
<닌자 어쌔신>의 기대치라는 건 예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났을 때,

내 편견은
이상하게.
뭉그러져.
있었다.

뿌린 돈 만큼 화려하고 깔끔한 영상. 음향.
적당한 긴장감과 어색한 유머
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

특히 우려와 달리 정지훈은 완벽하게 영화 속에 숨어들었다.
몇 대사를 제외하곤(그건 작가의 잘못이다.) 정지훈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다.

그런데 영화가 그를 너무 감싸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영화가 오직 정지훈만 믿고 가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그들은 다른 모든 요소를 너무 극대화시켰고, 그것으로 관객들의 눈을 계속 잡아 두려했다.

그래서,
화려한 액션이 있었고, 그 액션을 정지훈이 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눈엔 정지훈이 보이지 않았다.

내게 보인 건
자신들의 계산이 맞았음에 흐뭇해하는 워쇼스키형제 외 투자자들의 얼굴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면에서 중간이상인 영화였지만,
보고 나올 때의 기분은 깔끔하지 못했고, 어중간했다.

아마도 내가 비의 팬이 아니어서였을까.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생각해보면 어쩌면 비의 팬들에게는 꽤 괜찮게 만들진 영화일 수도 있을테니.

아니 비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영화는 언제나 개인취향이니까.

p.s 항간에 너무 잔인해서 뛰쳐나간 사람도 있다는 소문도 돌던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정지훈, 나오미 해리스, 릭윤


S e n s e s/saw l 2009/11/30 16:53


★★★★★ - 2009 첫 five star!


단편작업으로 여염이 없었던 나날에도.

가끔 인터넷에 접속 할 때면, 나의 눈은 홍대 근처 극장 정보, <디스트릭트 9>를 추적했다.

이번에도 <트랜스포머2> 때처럼 커다란 상영관에 홀로 앉아 보는 호사를 꿈꾸며.

극장에서 내리는 마지막 날 아무도 없는 심야극장을 찾을 속셈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하루종일 주어진 뇌용량을 오버클럭하며 작업을 하다가

11시 30분. 스쿠터에 앉았다.

신나게 내달리는 동안 머리는 식었고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

<디스트릭트 9>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엄지를 치켜들었단 말인가.


자정이 가까운 극장은 한산했다. 쾌재를 부르며 극장주처럼 홀로 영화를 보는 상상에 빠졌고

날아갈 듯 상영관 3번으로 들어갔다.


지랄.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의 중간지점을 기점으로 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OTL.-_- 돌아갈까.

아냐. 오늘이 마지막 상영날인데 ㅜ

이 영화를 아직도 안 본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이건 악몽이야.


별 수 있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에 앉은 커플의 남자인간은 팝콘 大자를 입에 수시로 부어 넣고 씹었다.

그는 손을 사용하지 않았다.

영화 시작. 

나중에 DVD로 다시 봐야겠다는 자포자기한 상태.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5분. 10분이 지나자 내 귀를 향해 날아오던 소음들이 맥없이 뭔가에 부딪혀 나가 떨어졌다.

오. 내게서 아우라?! 가. -_-

암튼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난 전 우주에 혼자 존재하는 듯. 

완전한 몰입상태에서 <디스트릭트 9>을 즐겼다.

중간에 옆 커플의 남자인간이 배가 아프다며 여자를 끌고 나갈 때는 제외하겠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너무 오랜만에 격한 감격을 느낀 나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엔딩곡이 처연하게 그러나 매우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상영관에서

마침내 일어나. 박수를 쳤다.

가슴이 뜨거웠지만.

청소 아주머니가 뒤에 서 계셔서 울 순 없었다.


하지만 아마도 땡땡 언 새벽 공기를 스쿠터로 가르며 복귀하던 내 헬맷 안 습.;;;;;;;;;;;;;

집으로 돌아와 닐 브롬캠프 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신예감독을 검색하며

<디스트릭트 9>을 잉태한 그의 짧은 단편을 보고
 
그의 아이디어에 놀라고,

제작을 결정한 피터잭슨의 짐승같은 직감에 놀랐다.


3년 뒤 크리스토퍼는 어떻게 지구로 귀환할까.

앞으로 닐 브롬캠프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p.s
이번에 같이 단편작업을 했던 배우가 열올리며 내게 강조했던
닐 감독의 의리.
무명의 샬토 코플리를 무려 주연 캐스팅에 강력히 원했다는 점.
그의 신들린 연기를 보니 닐 감독이 그럴만 할하더라는.
우동씨(가명임을 밝힘) 나도 당신 잊지 않을게요. 뭔 소리야.-_-;;;;



감독 : 닐 브롬캠프
제작 : 피터잭슨(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은 보다가 잠든 게 한두번이 아님;;;)
출연 : 샬토 코플리(비커스), 제이슨 코프(그레이/크리스토퍼 존슨), 나탈리 볼트(사라), 데이빗 제임스(쿠버스)


S e n s e s/saw l 2009/11/29 17:36


★★★★☆

<저수지의 개들>로 화려하게 등장. <펄프픽션>으로 홀리고 <킬빌>로 죽여 버린. 쿠엔틴 타린티노.
 
최근 들어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제 정상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감독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1세기에 B급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쿠엔틴.

그는 여태껏 지원군 없이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고 조금은 지쳐보였다.


이런 와중에 <바스터즈>의 개봉은. 그의 재반격을 의미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였을까. 

대책없이 터프한 개떼들과 여우같이 노련한 란다 대령을 대동하고 나타난 타란티노는 거침 없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나는 B급 영화 부활자의 변태를 예감 하며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쿠엔틴은 그 괴상한 얼굴로(쏘리 ㅋ) 에일리언이 계속해서 더 강한 변종으로 변하는 것처럼

몬스터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스터즈>는 가히 21세기 B급영화의 진화를 보여준 영화였다.

쿠엔틴의 강한 스토리텔링과 거친 표현력이 완성도 높은 영상과 음향과 결합했을 때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거기에 상업성과 작품성을 아우른 초특급 캐스팅.




브래드피트의 알도 대위는 최근 새로운 연기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그가

근래에 맡은 역 중 가장 멋진 캐릭터임에 틀림 없었다.

독특한 말투와 표정. 특히 흰색 정장을 입고 시사회에 참석해 이탈리어어를 하는 장면에서는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키며 폭소를 자아냈다.




크리스토프 왈츠.

배우에게는 살다보면 그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마치 자신만을 위해 재단된 꼭 맞는 옷과 같은 배역을 만나는 기회.

<박하사탕>에 설경구.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처럼.

<바스터즈>의 크로스토프 왈츠. 그저 '브라보'라는 말 밖엔.


거기에 독일 국민급 배우이자 헐리웃에도 영역을 넓힌

그 유명한 틸 슈바이거(스티글러츠).

우리나리에서는 <굿바이 베를린>으로 얼굴을 알린 다니엘 브륄(졸러).

게다가 다이엔 크루거(브릿짓)와 멜라니 로랑(쇼사나), 일라이 로스(도니)가 열연했다.

그리고 미드 <오피스>의 팬이라면, 나처럼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어쩐지 반가웠을 터. 

개때들 중 난쟁이란 별명을 가진 B.J 노박도 보인다.


수많은 주옥같은 장면들과 대사들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씬은

1. 불필요하게 커다란 방에 트라이앵글 구도로 윈스턴 처칠이 등장하는 씬.

실소 실소 실소.ㅋ


2. 쇼사나가 졸러에게 총을 맞는 씬이었다.

그 B급 미장센의 거부할 수 없는 감동이란...


그냥 보고 웃고 징그러워하고 극장을 나오면서 잊어 버려도 괜찮고
쿠엔틴을 찬양하며 나와도 괜찮고
쓰레기라고 욕하면서 나와도 괜찮은 영화.


S e n s e s/saw l 2009/11/03 12:37



★★★

단 한편의 영화만이라도 어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경력이 있는 감독은 행복한 감독이다.

그 한편의 영화에 매료된 관객은 그 후로 그 감독이 어떤 영화를 내놓든 일단 닥치고 보니까.

그런 점에서 허진호 감독은 운이 정말 좋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통해 많은 수의 고정팬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봄날은 간다> 이후론 한번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나 역시 허감독 영화는 일단 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한국 영화가 뭐요? 라고 물으면(별로 좋아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대충 생각하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말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때부터 <봄날은 간다> 까지의 허진호 감독의 영화는 그만큼 내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호우시절>

"허진호의 5번째 로맨스. 처음보다 설레고 그 때보다 행복해" 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정우성이라니.

야밤에 집에서 나와, 극장까지 스쿠터를 타고 밤길을 달리는 동안은

카피처럼 "처음보다 설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자정 한참 지난 시간 극장 앞에 나와 쌀랑한 바람을 맞을 땐

"그 때보다 행복." 하지는 않았다.


허진호 감독이 다시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영화를 다시 만들기는 어렵겠지.

그래서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는 것일게고.

뭐 그래도 6번째 로맨스가 나오면 보러 가긴 하겠지.



정우성은 나이에 적응하는 법을 터득한 듯 하다.

변함없이, 그대로, 늘 멋지다.


<호우시절>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봄비를 노래한 두보의 시의 한 구절이지만,

가을 밤에 어울리는 영화다.





연출 : 허진호
출연 : 정우성, 고원원, 김상호


S e n s e s/saw l 2009/10/22 14:04



★★★☆

정동진 독립영화제 때 아쉽게 날짜가 맞지 않아 못 봤던 <날아라 펭귄>을 극장에서 봤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작 지원을 받아
임순례감독이 만든 '쉬운' 인권영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권'이란 말만 들어가면 뭐든 어려워하거나 꺼려한다.
우리 사회에서 '인권'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말이 너무 전투적이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 임순례감독은 인권이라는 주제를 매우 소소한 일상에서 찾았다고 했다.
'이런 것들도 인권문제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영화는
무분별한 교육에 휘둘리는 아이와 그런  상황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부모들
기러기 아빠(그들의 구분법에 의하면 독수리-기러기-펭귄 아빠 순으로 하위다.ㅋ)
채식주의자, 여성흡연자.
그리고 황혼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아기자기 하게,
그러나 리얼하게 보여준다.

저 지원금으로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았다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오히려 제작비가 부족해 임순례감독의 사비도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감독 : 임순례
출연 : 문소리, 박원상, 박인환, 정혜선, 안도규, 최규환, 조진웅, 정세형, 최희진, 김도연, 손병호, 김예령, 박한이 등

S e n s e s/saw l 2009/09/28 11:47



★★☆

오랜만에 공포? 영화를 봤다. 내 기준으론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까웠지만.

섬뜩한 아이의 사진이 주는 포스터 잔상과 영화를 본 지인들의 추천의 힘이 컸다.

억지 비교라는 건 알지만, 극장을 나서면서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이 잠깐 떠올랐다.

어른이 아이를 쫓았다면, 이번엔 아이가 어른을 쫓는다. 광기에 휩싸인 얼굴과 표정들이 오버랩 됐다.

그만큼 <오펀>의 '에스더'의 연기는 압도적으로 시종일관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한다.

"정말 에스더가 영화에서처럼 '삐리리'인 거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 하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너무나 궁금하여 검색하니 이름은 '이사벨 퍼만, 97년 생이다.' -_-

7살 때 연기를 시작했고, 목소리 연기(성우)가 아닌 실제 출연은 <오펀>이 처음이다!

놀랍다.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파 배우의 탄생.인가.



지인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반전과 연기를 추천 사유로 꼽았다.

그런데 난 아무래도 반전 불감증에 걸렸나 보다.

분명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주는 쾌감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문제인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거 큰일이다.;;


극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구성과 음향은 이런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 시켜줬다.

어른들의 너무 진지하여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가 아쉽긴 했지만

그걸 메꿔주는 아역 3인방의 깔끔한 연기만은 200% 만족스럽다.

연기를 잘하니 무서운 에스더도 어찌나 사랑스러워 보이던지.

감독 : 자움 콜렛 세라
출연 : 이사벨 퍼만(에스더), 아리아나 엔지니어(맥스), 베라 파미가, 피터 사스가드


p.s 최근 공포 스릴러 영화계에 수작이 없긴 없었나 보다.
     예전 같으면 중간 정도의 영화가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었으니.

S e n s e s/saw l 2009/09/14 11:54



★★★★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어느 특정한 사건에서의 한 인물의 감정,
그리고 그 인물을 둘러싸고 있으나 관계하지 않는 것들에 집착한다.

순차적이진 않지만 <엘리펀트>, <파라노이드 파크> 등의 영화들은 
그가 이러한 사건의 인물들의 심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라스트 데이즈>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밝혔듯,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자살에 영감을 얻어 만든 영화다.

코베인이 자살하기 전 마지막 며칠을 감독은 나름대로의 구성을 통해
특유의 영상미와 음악으로 담아냈다.

특히 <엘리펀트>나 <파라노이트 파크>와 달리
전문 배우인 마이클 피트의 메소드적인 연기는 여러면에서 다른 느낌을 주었다.

피트의 자폐적인 연기는 완벽했다.



심리를 놓지 않고 파고들지만 큰 기복을 보여주지 않는 산트 감독의 동종의 영화와는 달리 
<라스트 데이즈>는 폭발한다.

이는 커트 코베인의 음악이 갖고 있는 특성과 같은 것으로,

단 한번에 내면을 흔들며 순간에 모든 감정이 터져 버리는 무엇이다.

감독은 극 중 커트 코베인을 암시하는 블레이크가

연습실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death to birth를 노래하는 장면으로 이를 끌어낸다.


짊어지기에는 너무 버거운, 정의 내릴 수 없는 모든 울분을 토해내는

한 인간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시퀀스는 

나의 목 언저리를 뜨겁게 했다.


한 때 너바나에 빠졌던 적이 있다. 20대 였고, 모든게 불안하면서도 역설적이게 두렵지 않았다.

어느 날 그의 음악에서 나왔고 사는게 겁났다.

하지만 나는 커트 코베인이 아니었기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 두려움을 외면하려 했고..

살고 있다.


"힘없이 사라져가기 보다는 한꺼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             - 커트 코베인 -





감독 : 구스 반 산트
출연 : 마이클 피트, 루카스 하스

하얀 피부. 긴 금발. 빠져들 듯 깊은 눈. 산트 감독의 미적 취향은 그대로다.ㅎ


S e n s e s/saw l 2009/09/02 15:49



★★★

누들의 엄마는 이스라엘에 불법체류 중인 중국인 가정부였다.

주인공 미리는 갑작스레 중국인 가정부가 강제추방되는 바람에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아이를 떠맡게 된다.

하지만 그녀 자신도 삶이 버겁기는 마찬가지.

이미 두명의 남편이 죽어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태에,

비꼬기라면 기네스대회 수상감인 별거 중인 언니까지 떠맡아 함께 산다.



누들을 좋아해 '누들'이란 별명을 얻은 아이.

미리를 비롯한 가족은 생면부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를 그저 인간애에서 발한 순수한 동정심으로

엄마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는 동안 그들 스스로도 복잡하게 얽혔던 감정과 오해들을 풀게된다.


영화에서 그런 것처럼 

사발안에 얽혀있는 듯 보이는 누들이 후르릅 빨면 미끄러지며 풀리듯

우리가 살면서 안고 있는 갈등과 슬픔도 그렇게 해소된다면 정말 좋을 텐데.


2007년 몬트리올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감독 : 아일레트 메나헤미
출연 : 밀리 아비탈(미리), 바오치 첸(누들)

감정선을 자극하는 홍보로 엄청나게 눈물나는 영화처럼 알려지긴 했지만,
눈물 질질 짜내는 영화라기보단 잔잔하게 마음을 적시는 영화다.

밀리 아비탈의 감정연기가 몰입도를 높여준다.

S e n s e s/saw l 2009/09/02 13:25



★★★★☆

빨강. 초록. 노랑. 파랑.
슬랩스틱. 마임. 룸바.

포기를 모르는 낙천주의 영화 <룸바>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얼마전 본 <레인>이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에서의 현실적인 유머를 보여줬다면,

같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룸바>의 배우들은,

천연색의 나라에 초현실의 공간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슬랩스틱,

생둥맞은 대화로  연거푸 폭소를 터트린다.




룸바를 위해 태어난 듯한 천생연분의 부부, 피오나와 돔.

불의의 교통사고로 피오나는 발을, 돔은 기억을 잃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누구도 다리를 잃고 우스꽝스럽게 허우적대는 피오나의 모습에 웃지 못했다.

비극적인 상황을 두고 차마 웃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비극적인 상황이 희화화 되고,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이 춤추고,

비극적 주인공 스스로가 아무렇지 않은 듯 기꺼이 희극적 자학을 하는 모습에

결국 이것이 <룸바>가 의도하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됐다. 

그 다음엔?

여기저기에서 낄낄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사람들은 신나게 웃기 시작했다.





진정한 희극은 비극에서 꽃 핀다고 했던가.

<룸바>가 끝나고 머릿속에 남은 건

불구가 된 피오나, 기억 상실증에 걸린 돔, 자살하려는 제라드가 아니라

신나는 룸바 노랫소리와 사탕처럼 달콤한 알록달록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다.

<룸바>, DVD로 가지고 있다가 주위가 우중충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영화다.


연출 :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출연 :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피오나. 돔. 제라드가 연출하고
피오나. 돔. 제라드가 주연했다.

S e n s e s/saw l 2009/08/15 14:11



★★★★☆

코미디에도 당연히 취향이 있다.
웃기는 건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또는 유머는 눈물이 쏙 빠질정도로 웃다가 마지막에서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그러면서도 웃게 되는. 그런 거다.

그런 면에서 <레인>은 나의 취향. 이다.
세상과 동 떨어져있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지만 의외이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
그런 상황에서도 위트를 발휘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캐릭터들.
이.
척박해진 가슴을 촉촉하게 보듬어 준다.

장 피에르 바크리는 생뚱맞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전문이다.
중년의 남자도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연기는 실제로도 저렇지 않을까 할 정도로 진짜 같다.




영화 <레인> 전체에서 풍기는 말랑말랑한 분위기와 경쾌함은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아네스 자우이와 역시 주연이자 각본을 쓴 장 피에르 바크리가
부부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배가 된다.

이상적인 파트너십. 부부로서 작업동료로서.

언젠가는 나도 저와 같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은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뭉개며 기분의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일도 사랑도 인생도 언제나 화창할 순 없는 법..
어쩔 수 없는 비라면 그냥 내리게 두자.
멜랑꼴리 마음에 귀 기울이며.
멎을때까지만.

연출 : 아네스 자우이
출연 : 아네스 자우이, 장 피에르 바크리, 자멜 드부즈


S e n s e s/saw l 2009/08/11 14:08


★☆☆☆☆

나는 오다기리 죠에 끌린다. 시작은 <시효경찰>이었고,
<텐텐>, <메종 드 히미꼬>, <밝은 미래>를 지나서부터 인 듯 싶다.
그후론 오다기리가 출연한 영화는 망설임없이 본다. 그저 그럴때도 있고, 만족스러울 때도 있다.
다양한 시도에 대한 의욕 때문인지 근래 출연한 영화 중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게 많지 않다.

<플라스틱 시티>가 지루하고 개성마저 없는 영화로 느껴진건 연출의 문제다. 
경력을 보면 유릭와이는 그 저명한 지아장커의 촬영을 오래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아장커의 머리는 보지 못하고 그의 눈만 닮으려 했던 것 같다.

단순한 서사가 형형색색의 장면들을 전전한다. 무게 있는 대사들은 오히려 진부하다.
개성 강한 배우 황추생과 오다기리 죠는 영화에 의미없이 콜라쥬 되어 있을 뿐이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 동안 건진 건 하나.
키린(오다기리 죠)무리와 상대무리의 폭력씬.

지아장커 미장센을 찍어온 그가 그나마 없는 실력발휘한
시퀀스인 듯 싶다.


감독 : 유릭와이
출연 : 오다기리 죠, 황추생, 황이

S e n s e s/saw l 2009/08/11 11:45


 

영화에는 감독의 나르시시즘이 묻어난다. 특히 첫 영화의 경우 냄새는 매우 진하다.
이런 나르시시즘은 심한 경우엔 거의 마스터베이션으로 보일 정도다. 
대부분 감독은 영화 제작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자기만족에서 관객과의 소통으로 나간다.
계속해서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그 마스터베이션을 자기만의 색으로 굳히는 소수의 감독들도 물론 있지만.
여기에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의 일반적인 가치판단은 없다. 관객 개인의 판단이 있을 뿐이다.

<똥파리>는 기대를 많이 한 게 잘못이었다.
여느 때처럼 아무 날, 아무 때에 그냥 극장에 들어가서 봤다면, 흡족해서 나올 영화였다.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리뷰와 너무 많은 지인들의 이야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기대를 했고,
실망했다.

무엇보다 좋았다던 주인공의 연기가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다.
양익준은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조연과 따로 놀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연기가 싸우고 욕하고 소리치고 우울한 척 폼 잡는 연기 아니었던가.
그건 사춘기 중학생도 제임스 딘 보다 잘 한다.
<똥파리>에서 내가 본 게 있다면 변함없는 신인 감독의 격렬한 마스터베이션뿐이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독립영화일까, 상업영화일까. 모르겠다.
요즘 경계가 많이 모호해지기도 했고, 영화에 문외한이라.
그래도 CGV 등 큰 상영관이 아닌 비주류 상영관에서 소리 없이 개봉한 걸 보면 대충... 
여튼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 시키는 신민아와 쿨한녀의 대명사 공효진이 한 스크린에 나오는데도
영화는 지루했다.
이야기와 캐릭터는 진부와 극한을 오갔고, 구성은 울퉁불퉁했으며,
반전은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내 자율신경계는 팔뚝의 닭살과 함께 기묘한 메스꺼움으로 반전에 항의했다.
역시 막이 올라가자 부지영 감독의 나르시시즘만 남았다.

나는 독립영화 광팬은 아니지만 빈번하게 텅 빈 상영관을 찾는다.
스크린과 나 사이의 허허한 공간이 감독의 나르시시즘으로 가득 찼을 때, 그 위로 유영하는 느낌이 좋다.
더군다나 그 나르시시즘의 강물이 언젠가 바다에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보일 때는
보물찾기에서 1등이 적힌 쪽지를 찾았을 때의 기분도 든다. 아싸.

<똥파리>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꽤 간격을 두고 본 영화지만 나름 비슷한 점이 있다. 
남성적인 그리고 여성적인, 마스터베이션.
포스터는 너무 마음에 든다는 것.
아쉽게 보물은 못 찾았다는 것.




S e n s e s/saw l 2009/05/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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