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07 관객은 마조히스트다 : <카오스>
  2. 2008/01/23 나 쿠엔틴이야. 이거 왜이래? - 슬래셔의 추억 <데쓰 프루프>





술을 아주 못 마시는 친구가 있었다.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마치 멕시코산 고추를 한 주먹 씹은 것처럼 불타오르는 친구였다.
오랜만에 그 친구를 만났다. 회사생활 6개월, 신입사원인 친구는 거침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다. 그가 말하길, 잦은 회식으로 ‘이게 다 술에 내성이 생겨서’란다.

<카오스>를 보고 나오는데, 그 친구가 떠올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를 보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나는
아마도 영화 속 반전에 지독한 내성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가 독점하고 있던 반전이 언제부터인가 모든 장르,
심지어 코미디에까지 등장하게 됐고, 관객들은 슈퍼 반전내성을 갖게 됐다.
이제는 말 그대로 ‘웬만해선 그들을 놀래 킬 수 없다’.

이런 반전의 카오스 상황에 <카오스>는 배짱을 건 관객과의 두뇌싸움을 선택했다.
새로운 시도도 아니었고,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었지만, <카오스>는 호기 있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놓고,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펼쳐 보일 테니 어디 한번 맞춰보라고 결투를 신청했다.
영화제목도 스포일러성으로 짓고, 친절하게 주인공의 입을 통해
‘카오스이론’을 설명해주며 관객에게 차포까지 다 떼 줬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카오스>가 외쳤다.

그런데 관객이 슬그머니 일어선다.

“재미없다. 안 할래.”

<카오스>는 나름대로 잘 계산된 반전을 가지고 있었다.
차포까지 뗐지만 관객이 이기기는 힘들었다.
제작진의 예상대로라면 반전게임에서 진 관객은 ‘와 이렇게 질 줄이야!’고 소리치며 흥분해야했다.
그런데 실제론 관객 대부분이 시작도 전에 게임을 포기하거나,
도중에 어서 게임이 끝나기만을 지루하게 기다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반전게임에서 관객은 지독한 마조히스트다.
어떤 관객도 반전게임에서 이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반대로 영화가 자신을 처절하게 이겨주기를 바란다.
시작과 동시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주먹을 날리고,
정신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을 순식간에 코너로 몰아서 넉 다운 시키길 바라는 것이다.
그들이 갈구하는 건, 헐떡거리며 링에 드러누웠을 때 느껴지는 전율이다.
<카오스>는 그 점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관객을 사디스트로 착각했다.
시작부터 공격을 유도하려고 지는 척하더니 12라운드 내내 경기를 지루하게 끌며
계속 ‘어디 한번 쳐봐. 날 이길 수 있겠어?’라며 실실거렸다.
이미 3라운드가 지나기도 전에 관객은 ‘내가 진 걸로 하고, 그냥 빨리 끝내자.’라고
마음속으로 수백 번은 외쳤는데 말이다.


S e n s e s/saw l 2009/04/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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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포스터


"이런 영화일 줄 몰랐는데 속았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루해서 혼났어요. 같이 간 사람한테 미안해서..."

한국에서 영화 홍보를 잘 못한 탓에 죄없는 쿠엔틴만 비난 바가지.

포스터에서 쿠엔틴의 잘  팔렸던 전작들을 언급하며 뭔가 컬트적이면서도 새로운 스피드~ 액션을 기대하게끔 했으니.. 보급사 잘못 아닌가? ㅋ

마치 영화 <택시>나 <스피드 레이서> ? 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쿠엔틴의 명성을 이용한 상술이 훤히 보이잖아.

그러니 쿠엔틴을 좋아하지 않았던 또는 몰랐던 관객들은 배신감에 배신감을 느꼈을 밖에.

"이런 쓰레기 B급 슬래셔 무비 같으니!" 하면서 말야. 사실 요런 반응! 제대로 본 건데 말야.

차라리 미국처럼 홍보를 했더라면 괜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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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미쿡에서 2007년에 이 영화 개봉시 포스터.

이것이 한국에 붙었다면? 나만의 예상반응: 이거 요새 포스터 맞아? 촌스러운 거시... 옛날 영화 다시 틀어주는 건가..

이러지 않았을까? 혹 미국에선 이런 반응이 없었을까? 아닌가..

미리 이런 영화야- 라며 예능 프로그램 돌아 다녔을테니 포스터 나올쯤엔 사람들 다 알고 있었을까?

"이게 말이지 칠팔십년대 극장가를 연상시키는 거시기머시기한 기획의 영화야.."라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영화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영화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70년대 B급 영화를 염두해 제작했다네.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미쿡에서는 '그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Grind house(7,80년대 두 편의 B급 영화를 동시 상영하던 극장을 일컬음)라는 타이틀 아래 두 감독의 영화 두편을 동시 상영했다는 군. 한편 끝나고 잠깐의 쉬는 시간을 둔 후. 나가서 투명한 병 환타라도 한 모금.ㅋ

그런데 조선에서는 긴 상영시간을 감안하여 나눠서 개봉했다고 하고.

덕분에 다른 종류의 불량과자가 되버렸으....

미쿡에서는 평론가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는데 로드리게스의 작품이 더 낫다고 하여 쿠엔틴 자존심을 자극하려고 했더랜다.(내 생각에;) 소심한 쿠엔틴은 겉으로 절대 표를 내지 않았겠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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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 프루프 단독 샷


이제 그만, 데쓰 프루스에 대해 지껄여 보면..

치이일..파알-씨-이입! 년!..............대를 풍미했던 슬래셔 호러물에 도전한 쿠엔틴.

영화 곳곳에서 그의 장난끼와 완소 싸구려끼가 팍팍 풍기는 것을 느껴진다.

특히 노오란 색에 검은 줄만 그었을 뿐인데 츄리닝을 연상 시키는 차. 에서 드러나는 색깔집착.
이쁜 금발미녀만 출연시켜 죽였을 뿐인데 이자식..하며 드러나는 그의 성변태성.
싸구려 팍팍나는 화장실 유머에 드러나는 그의 천진난만함.
역시나 얼굴 잊지 않게 출연해 주시는 요구한 적 없는 자상함까지. ㅎ

주연 스턴트맨 마이크는 미키루크의 돌연 출연 취소로 왕년의 액션배우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커트러셀 형님.

그런데 최선을 다해 연기한 보람도 없이 왜 내 머리 속에는 계속 러셀의 두상에 쿠엔틴 얼굴이 콜라쥬되어 보이던지..

특히... 마지막에 손 다쳐서 엄살 떨 때.. 죽이려고 달려드는 차를 향해 장난이었다며 미안하다고 말하던 비굴한 모습에서 말이지..

그래도 영화 본 어떤 양반가의 자손은 "이거 언제 만든 영화야?"라고 물을 만큼 억지로 필름에 스크래치하시고 툭툭 장면 엇끊기느라 고생하였을 타란티노양의 노고를 치하. 영화 재밌었어요.^^

아하! 그리고 80여분 간의 개 지루함의 대장정을 날려주는 마지막 10여분은

한산도 대첩 버금가는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으니,

B급 슬래셔 호러물의 신분으로 카타르시스의 미학을 논한 영화 아닐까 싶은데. ^^

그리고 영화 한편으로 "쿠엔틴 변했어 나쁜 놈!" "내리막길 시속 200킬로 달리는 쿠엔틴" 등과 같은 찬사는 너무 한거라고 생각해. 영화 한 두편 찍을 것도 아니고 계속 찍어 댈텐데 말야.

데쓰 프루스!

평소 변비로 고생하시던 분, 누군가를 죽도록 패고 싶으신 분, 하루 세끼 날마다 스트레스로 밥 비벼 드시는 분, 버스기사 아저씨의 포악운전에 조만간 운전사 폭행하실 분, 주위에 마초하드웨어 장착된 남성들이 많으신 여자분들에게 강추. 초강추.

역시 화풀이 전문 액션은 쿠엔틴이 최고에요! (구라버전)

S e n s e s/saw l 2008/01/2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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