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학원에서 도로주행을 하던 날.
머리와 다리가 혼연일체가 되었던 어제와 달리 서로 엇박을 내던 날.
옆자리에 앉은 운전강사는 못마땅한 말투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자신감에 비수를 날려 대고.
그렇게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무단 주차가 난무한 상가 도로에서 우회전 우회전 우회전으로 사각형 스댕 도시락 라인을 만들고 있을 때.
차안에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이유없이 귀에 익었다.
방송에선 김창완 아저씨가 오늘의 초대손님인 신인 여가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계속 된 우회전에 평형감각이 무너지는 것이 느끼면서도
머리 속에서는 저 목소리 누구더라..
하지만 용량이 딸리는 두뇌에게 두 가지 일은 무리.
몇번 죽음의 상가 우회전 반복를 마치고
드디어 뻥뚫린 왕복 8차선 도로로 진입해서야 번뜩 떠오른 그 목소리!
아차차 내 친구. 노래를 좋아하던 그 녀석.
이름은 바꿨어도 목소리는 그대로구나.
오랜 기다림 뒤 꿈을 이룬 녀석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올 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하하 그 아이 알고 있을까.
우습게도 처음으로 방송에서 너의 노래를 들었던 곳이 도로주행 중인 낡은 1톤 트럭 안이었다고 말해주면 미친듯이 웃겠지.
친구야 멋지다. 자랑스럽다.
곧 내 인생의 도로주행 연습이 끝나면 연락할께.
그 때 오늘 얘기를 안주 삼아 크게 웃어 보자.
아 세상 참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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