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e n s e s/saw'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10/04/14 사랑을 노래하지만, 자유를 엿보다. <러브 송 : love songs> (2)
  2. 2010/03/31 우주보다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아바타>
  3. 2009/12/16 위너의 품격 : <거북이 달린다>
  4. 2009/12/13 그리고 사정없이 2배속 : <피도 눈물도 없이>
  5. 2009/11/30 정지훈은 안 보였다 : <닌자 어쌔신>
  6. 2009/11/29 기립박수를 치다 : <디스트릭트 9>
  7. 2009/11/03 변태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 바스터스 - 거친녀석들
  8. 2009/10/22 첫 영화의 설렘 : <호우시절>
  9. 2009/09/28 날아라 인권 : 날아라 펭귄
  10. 2009/09/14 비밀은 연기 : 오펀-천사의 비밀
  11. 2009/09/03 거룩한 계보 : 조폭 영화가 만들기 쉽다고?
  12. 2009/09/02 한꺼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 : 라스트 데이즈
  13. 2009/09/02 얽혔지만 풀리는 건 어렵지 않아 : 영화 <누들 >
  14. 2009/08/15 천연색 세상 비극은 없다 : 룸바
  15. 2009/08/14 Queen is alive : <퀸 락 몬트리올>
  16. 2009/08/11 나의 취향 : 레인 - 아네스 자우이
  17. 2009/08/11 플라스틱 시티 : 유릭와이. 오다기리 죠. 황추생.
  18. 2009/05/20 지금, 당신만 좋아요 : <똥파리>,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19. 2009/05/11 차가움과 따뜻함 : 렛미인
  20. 2009/04/07 관객은 마조히스트다 : <카오스>
  21. 2008/12/13 4차원의 숲 : 나이스의 숲 - 퍼스트 컨택트
  22. 2008/04/12 버켓 리스트 :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않게 하는 단어 "친구"
  23. 2008/03/16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 마지막 한 걸음까지
  24. 2008/03/12 스케일에 압도되다 : 명장 (이연걸.류덕화.금성무)
  25. 2008/03/03 코드가 맞는다는 것 : 화성아이 지구아빠(Martian child)
  26. 2008/03/02 잊고 있던 현실 : 4개월 3주 그리고 2일
  27. 2008/02/28 치명적 갈증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8. 2008/01/23 나 쿠엔틴이야. 이거 왜이래? - 슬래셔의 추억 <데쓰 프루프>
  29. 2007/12/16 차의 맛? 인생의 맛? : 녹차의 맛. 이시이 카츠히토
  30. 2007/12/15 하비에르 카마라 슬픈 사랑에게 말을 걸다 : talk to her. 페트로 알모도바르



★★★★



혼자였으면 좋았을 걸.

로맨스 영화는 혼자 봐야 제 맛인데.


모처럼 상상시네마에, 사람이 좀 찼다. 

그래봐야, 고작 열 댓명.

아마도 <몽상가들>의 '테오'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루이스 가렐은 뮤지컬 영화 <love songs>에서도 어김없이 깊은 눈빛과 경박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관객들을 끌어 당긴다.




칸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을 받은 만큼.

요즘 이상한 영화들로 가슴이 척박해진 사람들에겐. 

촉촉한 비와 같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시 같은 대사. 그리고 그 대사를 읆조리듯 노래하는.

과장되지 않은 장면과 감정.

그 모든 것들이 어색하기보단 자연스러운.

영화.

쇼같은 헐리웃 뮤지컬 영화보다 프랑스 뮤지컬 영화가 좋은 이유가 아닐까.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인지. 

내용보다는 영화 속 파리의 자유로운 삶과 영혼이 부러웠다.





+ ost 가 정말 좋다. 상상시네마에서 ost cd를 할인가격에 팔고 있었는데, 그냥 온 게 후회된다. 다음에 가서 사야겠다.


S e n s e s/saw l 2010/04/14 16:59

아바타3D.
이 감당할 수 없는 상상력 어쩔.

마치 상상력의 신세계속 폭포를 맞고나온 기분이다.

영화속 제이크가 아바타와 현실에서 헷갈려하듯 3시간의 관람으로 나 또한 한동안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에서 압도당했다.

상상력. 그 곳에 한계는 없다.

+그나저나 제이크가 이크란과 첫교감을 하는 장면은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S e n s e s/saw l 2010/03/31 18:43


촌스러운 포스터

 

★★★

최민식 - <꽃피는 봄이 오면>
송강호 - <우아한 세계>
차승원 - <선생 김봉두>
등등등등등 (기억도 안나고 찾아보기도 귀찮아 대충 얼버무리기 -_-;;;)

and

김윤석 - <거북이 달린다>

배우가 갑자기 훅 뜨면,

그 즈음에는,

아무 영화나 찍어도 본전 이상은 한다. 란. 공식이.

충무로에 있는게 분명하다.

관객들은 훅 뜬 배우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로 영화관으로 향하고,

영화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별로 좋지도 않다. 그러니까 내말은.. 거품이 낀게 보인다는.

오직 훅 뜬 배우 하나만을 믿고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적당하게 만든 영화들이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이번엔 김윤석이다.

<거북이 달린다>

영화 제목도 마치 대기만성한 배우 김윤석의 성공스토리를 말하는 것 같다.

당연히 감독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를터.

밝혀드리겠다.

감독 : 이연우
출연 : 김윤석. 정경호. 견미리. 선우선. 신정근(용배)



S e n s e s/saw l 2009/12/16 13:01



★★★

어쩐지.
코엔형제라던지.
쿠엔틴타란티노라던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액션만은 역시 류승완임에 틀림 없다.

감칠맛나는 다양한 중노년 배우들의 연기.
전도연의 콧소리가 젊었을 때.
정재영. 이혜영. 그리고 이제는 류승완의 페르소나가 된 듯한 정두홍.


초반 30분은 호기심과 스피디함에.
중반 30분은 액션. 우스개 씬에. 유쾌하게.
후반 30분은...... 2배속으로 돌려봤다. -_-

아 마지막은 지겨웠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끌어낸 영화는 드물 듯.

그럼에도 류승완은 만년 기대주. ;;


감독 : 류승완
출연 : 전도연. 이혜영. 정재영. 류승범. 신구. 백일섭. 정두홍.


S e n s e s/saw l 2009/12/13 16:42


★★★

닌자 어쌔신 영화홍보에서 내가 듣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비 헐리웃영화 한국인 최초 주연
워쇼스키형제
였다.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를 넘어 약간의 미국팬을 가지고 있는
동양인에 대해 투자가치를 따져본 결과 본전이상은 하겠다는 상술이 만든 영화.

라는 나의 편견은 <닌자 어쌔신> 제작발표 날부터
극장에서 꼭 영화를 봐야만 하는데,
어쩌다보니 볼 영화가 <닌자 어쌔신> 밖에 없었던,
지난 주말까지 확고했다.

시사회초대로 본 전지현의 <블러드>
순전히 이병헌 때문에 본 <지 아이 조> 등

훌륭한 전례를 맛본터라,
<닌자 어쌔신>의 기대치라는 건 예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났을 때,

내 편견은
이상하게.
뭉그러져.
있었다.

뿌린 돈 만큼 화려하고 깔끔한 영상. 음향.
적당한 긴장감과 어색한 유머
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

특히 우려와 달리 정지훈은 완벽하게 영화 속에 숨어들었다.
몇 대사를 제외하곤(그건 작가의 잘못이다.) 정지훈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다.

그런데 영화가 그를 너무 감싸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영화가 오직 정지훈만 믿고 가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그들은 다른 모든 요소를 너무 극대화시켰고, 그것으로 관객들의 눈을 계속 잡아 두려했다.

그래서,
화려한 액션이 있었고, 그 액션을 정지훈이 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눈엔 정지훈이 보이지 않았다.

내게 보인 건
자신들의 계산이 맞았음에 흐뭇해하는 워쇼스키형제 외 투자자들의 얼굴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면에서 중간이상인 영화였지만,
보고 나올 때의 기분은 깔끔하지 못했고, 어중간했다.

아마도 내가 비의 팬이 아니어서였을까.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생각해보면 어쩌면 비의 팬들에게는 꽤 괜찮게 만들진 영화일 수도 있을테니.

아니 비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영화는 언제나 개인취향이니까.

p.s 항간에 너무 잔인해서 뛰쳐나간 사람도 있다는 소문도 돌던데,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정지훈, 나오미 해리스, 릭윤


S e n s e s/saw l 2009/11/30 16:53


★★★★★ - 2009 첫 five star!


단편작업으로 여염이 없었던 나날에도.

가끔 인터넷에 접속 할 때면, 나의 눈은 홍대 근처 극장 정보, <디스트릭트 9>를 추적했다.

이번에도 <트랜스포머2> 때처럼 커다란 상영관에 홀로 앉아 보는 호사를 꿈꾸며.

극장에서 내리는 마지막 날 아무도 없는 심야극장을 찾을 속셈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하루종일 주어진 뇌용량을 오버클럭하며 작업을 하다가

11시 30분. 스쿠터에 앉았다.

신나게 내달리는 동안 머리는 식었고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

<디스트릭트 9>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이 엄지를 치켜들었단 말인가.


자정이 가까운 극장은 한산했다. 쾌재를 부르며 극장주처럼 홀로 영화를 보는 상상에 빠졌고

날아갈 듯 상영관 3번으로 들어갔다.


지랄.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의 중간지점을 기점으로 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OTL.-_- 돌아갈까.

아냐. 오늘이 마지막 상영날인데 ㅜ

이 영화를 아직도 안 본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이건 악몽이야.


별 수 있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옆에 앉은 커플의 남자인간은 팝콘 大자를 입에 수시로 부어 넣고 씹었다.

그는 손을 사용하지 않았다.

영화 시작. 

나중에 DVD로 다시 봐야겠다는 자포자기한 상태.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5분. 10분이 지나자 내 귀를 향해 날아오던 소음들이 맥없이 뭔가에 부딪혀 나가 떨어졌다.

오. 내게서 아우라?! 가. -_-

암튼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난 전 우주에 혼자 존재하는 듯. 

완전한 몰입상태에서 <디스트릭트 9>을 즐겼다.

중간에 옆 커플의 남자인간이 배가 아프다며 여자를 끌고 나갈 때는 제외하겠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너무 오랜만에 격한 감격을 느낀 나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엔딩곡이 처연하게 그러나 매우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상영관에서

마침내 일어나. 박수를 쳤다.

가슴이 뜨거웠지만.

청소 아주머니가 뒤에 서 계셔서 울 순 없었다.


하지만 아마도 땡땡 언 새벽 공기를 스쿠터로 가르며 복귀하던 내 헬맷 안 습.;;;;;;;;;;;;;

집으로 돌아와 닐 브롬캠프 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신예감독을 검색하며

<디스트릭트 9>을 잉태한 그의 짧은 단편을 보고
 
그의 아이디어에 놀라고,

제작을 결정한 피터잭슨의 짐승같은 직감에 놀랐다.


3년 뒤 크리스토퍼는 어떻게 지구로 귀환할까.

앞으로 닐 브롬캠프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p.s
이번에 같이 단편작업을 했던 배우가 열올리며 내게 강조했던
닐 감독의 의리.
무명의 샬토 코플리를 무려 주연 캐스팅에 강력히 원했다는 점.
그의 신들린 연기를 보니 닐 감독이 그럴만 할하더라는.
우동씨(가명임을 밝힘) 나도 당신 잊지 않을게요. 뭔 소리야.-_-;;;;



감독 : 닐 브롬캠프
제작 : 피터잭슨(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은 보다가 잠든 게 한두번이 아님;;;)
출연 : 샬토 코플리(비커스), 제이슨 코프(그레이/크리스토퍼 존슨), 나탈리 볼트(사라), 데이빗 제임스(쿠버스)


S e n s e s/saw l 2009/11/29 17:36


★★★★☆

<저수지의 개들>로 화려하게 등장. <펄프픽션>으로 홀리고 <킬빌>로 죽여 버린. 쿠엔틴 타린티노.
 
최근 들어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제 정상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감독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1세기에 B급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쿠엔틴.

그는 여태껏 지원군 없이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고 조금은 지쳐보였다.


이런 와중에 <바스터즈>의 개봉은. 그의 재반격을 의미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였을까. 

대책없이 터프한 개떼들과 여우같이 노련한 란다 대령을 대동하고 나타난 타란티노는 거침 없었다.

특히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나는 B급 영화 부활자의 변태를 예감 하며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쿠엔틴은 그 괴상한 얼굴로(쏘리 ㅋ) 에일리언이 계속해서 더 강한 변종으로 변하는 것처럼

몬스터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스터즈>는 가히 21세기 B급영화의 진화를 보여준 영화였다.

쿠엔틴의 강한 스토리텔링과 거친 표현력이 완성도 높은 영상과 음향과 결합했을 때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거기에 상업성과 작품성을 아우른 초특급 캐스팅.




브래드피트의 알도 대위는 최근 새로운 연기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그가

근래에 맡은 역 중 가장 멋진 캐릭터임에 틀림 없었다.

독특한 말투와 표정. 특히 흰색 정장을 입고 시사회에 참석해 이탈리어어를 하는 장면에서는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키며 폭소를 자아냈다.




크리스토프 왈츠.

배우에게는 살다보면 그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마치 자신만을 위해 재단된 꼭 맞는 옷과 같은 배역을 만나는 기회.

<박하사탕>에 설경구.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처럼.

<바스터즈>의 크로스토프 왈츠. 그저 '브라보'라는 말 밖엔.


거기에 독일 국민급 배우이자 헐리웃에도 영역을 넓힌

그 유명한 틸 슈바이거(스티글러츠).

우리나리에서는 <굿바이 베를린>으로 얼굴을 알린 다니엘 브륄(졸러).

게다가 다이엔 크루거(브릿짓)와 멜라니 로랑(쇼사나), 일라이 로스(도니)가 열연했다.

그리고 미드 <오피스>의 팬이라면, 나처럼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어쩐지 반가웠을 터. 

개때들 중 난쟁이란 별명을 가진 B.J 노박도 보인다.


수많은 주옥같은 장면들과 대사들이 있었지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씬은

1. 불필요하게 커다란 방에 트라이앵글 구도로 윈스턴 처칠이 등장하는 씬.

실소 실소 실소.ㅋ


2. 쇼사나가 졸러에게 총을 맞는 씬이었다.

그 B급 미장센의 거부할 수 없는 감동이란...


그냥 보고 웃고 징그러워하고 극장을 나오면서 잊어 버려도 괜찮고
쿠엔틴을 찬양하며 나와도 괜찮고
쓰레기라고 욕하면서 나와도 괜찮은 영화.


S e n s e s/saw l 2009/11/03 12:37



★★★

단 한편의 영화만이라도 어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경력이 있는 감독은 행복한 감독이다.

그 한편의 영화에 매료된 관객은 그 후로 그 감독이 어떤 영화를 내놓든 일단 닥치고 보니까.

그런 점에서 허진호 감독은 운이 정말 좋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통해 많은 수의 고정팬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봄날은 간다> 이후론 한번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나 역시 허감독 영화는 일단 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한국 영화가 뭐요? 라고 물으면(별로 좋아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대충 생각하다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말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때부터 <봄날은 간다> 까지의 허진호 감독의 영화는 그만큼 내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호우시절>

"허진호의 5번째 로맨스. 처음보다 설레고 그 때보다 행복해" 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정우성이라니.

야밤에 집에서 나와, 극장까지 스쿠터를 타고 밤길을 달리는 동안은

카피처럼 "처음보다 설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자정 한참 지난 시간 극장 앞에 나와 쌀랑한 바람을 맞을 땐

"그 때보다 행복." 하지는 않았다.


허진호 감독이 다시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영화를 다시 만들기는 어렵겠지.

그래서 첫사랑이 잊혀지지 않는 것일게고.

뭐 그래도 6번째 로맨스가 나오면 보러 가긴 하겠지.



정우성은 나이에 적응하는 법을 터득한 듯 하다.

변함없이, 그대로, 늘 멋지다.


<호우시절>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봄비를 노래한 두보의 시의 한 구절이지만,

가을 밤에 어울리는 영화다.





연출 : 허진호
출연 : 정우성, 고원원, 김상호


S e n s e s/saw l 2009/10/22 14:04



★★★☆

정동진 독립영화제 때 아쉽게 날짜가 맞지 않아 못 봤던 <날아라 펭귄>을 극장에서 봤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작 지원을 받아
임순례감독이 만든 '쉬운' 인권영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권'이란 말만 들어가면 뭐든 어려워하거나 꺼려한다.
우리 사회에서 '인권'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말이 너무 전투적이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 임순례감독은 인권이라는 주제를 매우 소소한 일상에서 찾았다고 했다.
'이런 것들도 인권문제 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영화는
무분별한 교육에 휘둘리는 아이와 그런  상황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부모들
기러기 아빠(그들의 구분법에 의하면 독수리-기러기-펭귄 아빠 순으로 하위다.ㅋ)
채식주의자, 여성흡연자.
그리고 황혼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아기자기 하게,
그러나 리얼하게 보여준다.

저 지원금으로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았다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오히려 제작비가 부족해 임순례감독의 사비도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감독 : 임순례
출연 : 문소리, 박원상, 박인환, 정혜선, 안도규, 최규환, 조진웅, 정세형, 최희진, 김도연, 손병호, 김예령, 박한이 등

S e n s e s/saw l 2009/09/28 11:47



★★☆

오랜만에 공포? 영화를 봤다. 내 기준으론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까웠지만.

섬뜩한 아이의 사진이 주는 포스터 잔상과 영화를 본 지인들의 추천의 힘이 컸다.

억지 비교라는 건 알지만, 극장을 나서면서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이 잠깐 떠올랐다.

어른이 아이를 쫓았다면, 이번엔 아이가 어른을 쫓는다. 광기에 휩싸인 얼굴과 표정들이 오버랩 됐다.

그만큼 <오펀>의 '에스더'의 연기는 압도적으로 시종일관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한다.

"정말 에스더가 영화에서처럼 '삐리리'인 거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 하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너무나 궁금하여 검색하니 이름은 '이사벨 퍼만, 97년 생이다.' -_-

7살 때 연기를 시작했고, 목소리 연기(성우)가 아닌 실제 출연은 <오펀>이 처음이다!

놀랍다.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파 배우의 탄생.인가.



지인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반전과 연기를 추천 사유로 꼽았다.

그런데 난 아무래도 반전 불감증에 걸렸나 보다.

분명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주는 쾌감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문제인거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거 큰일이다.;;


극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구성과 음향은 이런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 시켜줬다.

어른들의 너무 진지하여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가 아쉽긴 했지만

그걸 메꿔주는 아역 3인방의 깔끔한 연기만은 200% 만족스럽다.

연기를 잘하니 무서운 에스더도 어찌나 사랑스러워 보이던지.

감독 : 자움 콜렛 세라
출연 : 이사벨 퍼만(에스더), 아리아나 엔지니어(맥스), 베라 파미가, 피터 사스가드


p.s 최근 공포 스릴러 영화계에 수작이 없긴 없었나 보다.
     예전 같으면 중간 정도의 영화가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었으니.

S e n s e s/saw l 2009/09/14 11:54


★☆

장진 감독이 조폭 영화를 만들면...

누가 조폭 영화를 만들기 쉽다고 했나.

한국 조폭영화를 보면 볼수록 <친구>가 얼마나 잘 만든 조폭영화인지 절감하게 된다. 

<친구>가 조폭영화 계보의 거룩한 시조라면

<두사부일체> 시리즈는 저 밑에 코 묻은 돈 뺏는 양아치고

<거룩한 계보>는 어디서 굴러온지모를 웃기는 뜨내기라고나 할까. 쩝.

어째 미완성된 영화를 그냥 내보낸 듯, 허술하다.

기억나는 건 대사 하나. "니는 밀어붙여, 나는 퍼부서불랑게"

정재영 봐서 별 한개.

S e n s e s/saw l 2009/09/03 14:30



★★★★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어느 특정한 사건에서의 한 인물의 감정,
그리고 그 인물을 둘러싸고 있으나 관계하지 않는 것들에 집착한다.

순차적이진 않지만 <엘리펀트>, <파라노이드 파크> 등의 영화들은 
그가 이러한 사건의 인물들의 심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라스트 데이즈>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밝혔듯,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자살에 영감을 얻어 만든 영화다.

코베인이 자살하기 전 마지막 며칠을 감독은 나름대로의 구성을 통해
특유의 영상미와 음악으로 담아냈다.

특히 <엘리펀트>나 <파라노이트 파크>와 달리
전문 배우인 마이클 피트의 메소드적인 연기는 여러면에서 다른 느낌을 주었다.

피트의 자폐적인 연기는 완벽했다.



심리를 놓지 않고 파고들지만 큰 기복을 보여주지 않는 산트 감독의 동종의 영화와는 달리 
<라스트 데이즈>는 폭발한다.

이는 커트 코베인의 음악이 갖고 있는 특성과 같은 것으로,

단 한번에 내면을 흔들며 순간에 모든 감정이 터져 버리는 무엇이다.

감독은 극 중 커트 코베인을 암시하는 블레이크가

연습실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death to birth를 노래하는 장면으로 이를 끌어낸다.


짊어지기에는 너무 버거운, 정의 내릴 수 없는 모든 울분을 토해내는

한 인간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시퀀스는 

나의 목 언저리를 뜨겁게 했다.


한 때 너바나에 빠졌던 적이 있다. 20대 였고, 모든게 불안하면서도 역설적이게 두렵지 않았다.

어느 날 그의 음악에서 나왔고 사는게 겁났다.

하지만 나는 커트 코베인이 아니었기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 두려움을 외면하려 했고..

살고 있다.


"힘없이 사라져가기 보다는 한꺼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             - 커트 코베인 -





감독 : 구스 반 산트
출연 : 마이클 피트, 루카스 하스

하얀 피부. 긴 금발. 빠져들 듯 깊은 눈. 산트 감독의 미적 취향은 그대로다.ㅎ


S e n s e s/saw l 2009/09/02 15:49



★★★

누들의 엄마는 이스라엘에 불법체류 중인 중국인 가정부였다.

주인공 미리는 갑작스레 중국인 가정부가 강제추방되는 바람에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아이를 떠맡게 된다.

하지만 그녀 자신도 삶이 버겁기는 마찬가지.

이미 두명의 남편이 죽어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태에,

비꼬기라면 기네스대회 수상감인 별거 중인 언니까지 떠맡아 함께 산다.



누들을 좋아해 '누들'이란 별명을 얻은 아이.

미리를 비롯한 가족은 생면부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를 그저 인간애에서 발한 순수한 동정심으로

엄마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는 동안 그들 스스로도 복잡하게 얽혔던 감정과 오해들을 풀게된다.


영화에서 그런 것처럼 

사발안에 얽혀있는 듯 보이는 누들이 후르릅 빨면 미끄러지며 풀리듯

우리가 살면서 안고 있는 갈등과 슬픔도 그렇게 해소된다면 정말 좋을 텐데.


2007년 몬트리올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감독 : 아일레트 메나헤미
출연 : 밀리 아비탈(미리), 바오치 첸(누들)

감정선을 자극하는 홍보로 엄청나게 눈물나는 영화처럼 알려지긴 했지만,
눈물 질질 짜내는 영화라기보단 잔잔하게 마음을 적시는 영화다.

밀리 아비탈의 감정연기가 몰입도를 높여준다.

S e n s e s/saw l 2009/09/02 13:25



★★★★☆

빨강. 초록. 노랑. 파랑.
슬랩스틱. 마임. 룸바.

포기를 모르는 낙천주의 영화 <룸바>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얼마전 본 <레인>이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에서의 현실적인 유머를 보여줬다면,

같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룸바>의 배우들은,

천연색의 나라에 초현실의 공간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슬랩스틱,

생둥맞은 대화로  연거푸 폭소를 터트린다.




룸바를 위해 태어난 듯한 천생연분의 부부, 피오나와 돔.

불의의 교통사고로 피오나는 발을, 돔은 기억을 잃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누구도 다리를 잃고 우스꽝스럽게 허우적대는 피오나의 모습에 웃지 못했다.

비극적인 상황을 두고 차마 웃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비극적인 상황이 희화화 되고,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이 춤추고,

비극적 주인공 스스로가 아무렇지 않은 듯 기꺼이 희극적 자학을 하는 모습에

결국 이것이 <룸바>가 의도하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됐다. 

그 다음엔?

여기저기에서 낄낄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사람들은 신나게 웃기 시작했다.





진정한 희극은 비극에서 꽃 핀다고 했던가.

<룸바>가 끝나고 머릿속에 남은 건

불구가 된 피오나, 기억 상실증에 걸린 돔, 자살하려는 제라드가 아니라

신나는 룸바 노랫소리와 사탕처럼 달콤한 알록달록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다.

<룸바>, DVD로 가지고 있다가 주위가 우중충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영화다.


연출 :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출연 :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피오나. 돔. 제라드가 연출하고
피오나. 돔. 제라드가 주연했다.

S e n s e s/saw l 2009/08/15 14:11



★★★★★


중학교 1학년 내가 처음 들었던 팝은 엘비스였다.
엘비스 베스트 테잎을 매일 들으며 나는
어슴프레 왜 여자들이 그에게 열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비틀즈 베스트 전집을 듣는 동안은
꽤나 분위기 있는 척하려 했다. 그 때도 고작 중학생이었다.
친구들은 가요 가사를 외우며, 댄스를 논할 때,
난 이어폰으로 흘러 들어오는 비틀즈를 들으며 교실 창밖을 바라봤다.

퀸을 처음 들었던 건 정확하지 않다. 중학교 말 아니면 고등학교 초기 였을거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하는 건
프레디 머큐리의 노랫소리가 당시 꿍 막혀 있던 내 삶을 시원하게 날려 버렸다는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내 앞을 막고 있던 모든 걸 구기고, 뭉쳐서, 발로 뻥하고 차버렸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차고 차고 또 차고. 뻥.뻥.뻥.

너무 강렬한 느낌에 소름이 돋았고, 난 퀸의 열렬한 팬이 됐다.

요즘에도 퀸의 노래를, 프레디 머큐리의 노랫소리를 들을 때면 가슴이 찌릿찌릿.
온몸에 전율이 인다.




<퀸 락 몬트리올>은 퀸의 전성기였던 1981년 몬트리올 라이브를 700대의 Mac으로 복원한 공연실황이다.
28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잘 복원된 영상과 사운드는
내가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프레드 머큐리의 작은 솜털하나, 그의 몸을 타고 흐르는 땀 한방울까지도 생생하게 재현했다.

결국 보는 동안 다짐할 수 밖에 없었다.
Queen의 음악이 지구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앞으로 그 어떤 밴드도 인정하지 않겠다고.ㅎ


만약 나에게 딱 하루동안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외칠텐데.

퀸 전성기 때의 공연장으로!

S e n s e s/saw l 2009/08/14 16:00



★★★★☆

코미디에도 당연히 취향이 있다.
웃기는 건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또는 유머는 눈물이 쏙 빠질정도로 웃다가 마지막에서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그러면서도 웃게 되는. 그런 거다.

그런 면에서 <레인>은 나의 취향. 이다.
세상과 동 떨어져있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지만 의외이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
그런 상황에서도 위트를 발휘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캐릭터들.
이.
척박해진 가슴을 촉촉하게 보듬어 준다.

장 피에르 바크리는 생뚱맞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전문이다.
중년의 남자도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연기는 실제로도 저렇지 않을까 할 정도로 진짜 같다.




영화 <레인> 전체에서 풍기는 말랑말랑한 분위기와 경쾌함은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아네스 자우이와 역시 주연이자 각본을 쓴 장 피에르 바크리가
부부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배가 된다.

이상적인 파트너십. 부부로서 작업동료로서.

언젠가는 나도 저와 같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은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뭉개며 기분의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일도 사랑도 인생도 언제나 화창할 순 없는 법..
어쩔 수 없는 비라면 그냥 내리게 두자.
멜랑꼴리 마음에 귀 기울이며.
멎을때까지만.

연출 : 아네스 자우이
출연 : 아네스 자우이, 장 피에르 바크리, 자멜 드부즈


S e n s e s/saw l 2009/08/11 14:08


★☆☆☆☆

나는 오다기리 죠에 끌린다. 시작은 <시효경찰>이었고,
<텐텐>, <메종 드 히미꼬>, <밝은 미래>를 지나서부터 인 듯 싶다.
그후론 오다기리가 출연한 영화는 망설임없이 본다. 그저 그럴때도 있고, 만족스러울 때도 있다.
다양한 시도에 대한 의욕 때문인지 근래 출연한 영화 중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게 많지 않다.

<플라스틱 시티>가 지루하고 개성마저 없는 영화로 느껴진건 연출의 문제다. 
경력을 보면 유릭와이는 그 저명한 지아장커의 촬영을 오래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아장커의 머리는 보지 못하고 그의 눈만 닮으려 했던 것 같다.

단순한 서사가 형형색색의 장면들을 전전한다. 무게 있는 대사들은 오히려 진부하다.
개성 강한 배우 황추생과 오다기리 죠는 영화에 의미없이 콜라쥬 되어 있을 뿐이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 동안 건진 건 하나.
키린(오다기리 죠)무리와 상대무리의 폭력씬.

지아장커 미장센을 찍어온 그가 그나마 없는 실력발휘한
시퀀스인 듯 싶다.


감독 : 유릭와이
출연 : 오다기리 죠, 황추생, 황이

S e n s e s/saw l 2009/08/11 11:45


 

영화에는 감독의 나르시시즘이 묻어난다. 특히 첫 영화의 경우 냄새는 매우 진하다.
이런 나르시시즘은 심한 경우엔 거의 마스터베이션으로 보일 정도다. 
대부분 감독은 영화 제작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자기만족에서 관객과의 소통으로 나간다.
계속해서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그 마스터베이션을 자기만의 색으로 굳히는 소수의 감독들도 물론 있지만.
여기에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의 일반적인 가치판단은 없다. 관객 개인의 판단이 있을 뿐이다.

<똥파리>는 기대를 많이 한 게 잘못이었다.
여느 때처럼 아무 날, 아무 때에 그냥 극장에 들어가서 봤다면, 흡족해서 나올 영화였다.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리뷰와 너무 많은 지인들의 이야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기대를 했고,
실망했다.

무엇보다 좋았다던 주인공의 연기가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다.
양익준은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조연과 따로 놀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연기가 싸우고 욕하고 소리치고 우울한 척 폼 잡는 연기 아니었던가.
그건 사춘기 중학생도 제임스 딘 보다 잘 한다.
<똥파리>에서 내가 본 게 있다면 변함없는 신인 감독의 격렬한 마스터베이션뿐이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독립영화일까, 상업영화일까. 모르겠다.
요즘 경계가 많이 모호해지기도 했고, 영화에 문외한이라.
그래도 CGV 등 큰 상영관이 아닌 비주류 상영관에서 소리 없이 개봉한 걸 보면 대충... 
여튼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 시키는 신민아와 쿨한녀의 대명사 공효진이 한 스크린에 나오는데도
영화는 지루했다.
이야기와 캐릭터는 진부와 극한을 오갔고, 구성은 울퉁불퉁했으며,
반전은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내 자율신경계는 팔뚝의 닭살과 함께 기묘한 메스꺼움으로 반전에 항의했다.
역시 막이 올라가자 부지영 감독의 나르시시즘만 남았다.

나는 독립영화 광팬은 아니지만 빈번하게 텅 빈 상영관을 찾는다.
스크린과 나 사이의 허허한 공간이 감독의 나르시시즘으로 가득 찼을 때, 그 위로 유영하는 느낌이 좋다.
더군다나 그 나르시시즘의 강물이 언젠가 바다에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보일 때는
보물찾기에서 1등이 적힌 쪽지를 찾았을 때의 기분도 든다. 아싸.

<똥파리>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꽤 간격을 두고 본 영화지만 나름 비슷한 점이 있다. 
남성적인 그리고 여성적인, 마스터베이션.
포스터는 너무 마음에 든다는 것.
아쉽게 보물은 못 찾았다는 것.




S e n s e s/saw l 2009/05/20 16:35

어렸을 때 나는 겨울이 싫었다. 추위를 신경질적으로 혐오했기 때문이다.
몸이 추우면 굉장히 예민해지고, 감정은 통제불능이 되었다.
겨울마다 세계지도를 보며 적도지역의 나라로 이민을 꿈꾸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코가 쨍하고 울릴 만큼 추운 날에 오히려 기분이 업 될 정도로 겨울을 좋아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몸에 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추운 날에는 심장에서 더 뜨거운 피가 솟아난다.
팔팔하게 살아 있다는 신호가 수십억 개의 세포로부터 전해졌다.

<렛미인>을 보며 나는 잊고 있던 차가움을 떠올렸다.
발은 시리지 않을까. 손가락이 언 것 같은데..
추위에 대한 기억들이 되살아날수록 몸은 크게 떨렸다.




영화 속 차가움의 결정체는 엘리였다.
얇은 옷차림에 여린 몸, 창백한 얼굴과 마른 입술, 커다란 눈.
그녀는 얼음과 눈 속에서 막 태어난 것처럼 정글짐 위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를 안아줘. 차가움에서 나를 구해줘.’

어느새 나는 엘리를 안고 있었다. 스스로도 덜덜 떨면서 그녀를 꼭 안아,
내게 남아 있는 마지막 온기를 모두 내줘서라도 그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
그녀가 원하는 게 정말로 따뜻함과 구원인지, 아니면 나의 목숨인지는 상관없었다.
영화 속, 엘리와 함께 온 중년남자 그리고 오스칼이 그랬듯이.

죽으면 몸이 차가워진다. 차가움의 지속은 죽음을 뜻한다.
그렇기에 차가움에서 태어났어도 일단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따뜻함이 필요하다.
엘리에게 그것은 인간의 피를 말한다.
차가움을 유지하기 위해 따뜻함이 필요한 아이러니한 삶, 그것이 바로 엘리의 운명이었다.




비록 피를 필요로 하지만 엘리 또한 삶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한 인간(?)이다.
엘리는 자신의 운명 안에서 세상과 나름대로의 관계를 맺는다.
엘리와 그의 남자들(중년 남자, 오스칼)의 관계는 일방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종속적인 것이 아니다.
다른 운명을 가진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신뢰와 사랑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렛미인>은 평범한 인간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다 뭔가 더 순수하고 고결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뱀파이어 영화가 아닌 엘리와 오스칼의, 차가움과 따뜻함에 대한 다른 차원의 멜로드라마다.



S e n s e s/saw l 2009/05/11 14:08





술을 아주 못 마시는 친구가 있었다.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마치 멕시코산 고추를 한 주먹 씹은 것처럼 불타오르는 친구였다.
오랜만에 그 친구를 만났다. 회사생활 6개월, 신입사원인 친구는 거침없이 맥주를 들이켰다.
얼굴도 붉어지지 않았다. 그가 말하길, 잦은 회식으로 ‘이게 다 술에 내성이 생겨서’란다.

<카오스>를 보고 나오는데, 그 친구가 떠올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를 보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나는
아마도 영화 속 반전에 지독한 내성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가 독점하고 있던 반전이 언제부터인가 모든 장르,
심지어 코미디에까지 등장하게 됐고, 관객들은 슈퍼 반전내성을 갖게 됐다.
이제는 말 그대로 ‘웬만해선 그들을 놀래 킬 수 없다’.

이런 반전의 카오스 상황에 <카오스>는 배짱을 건 관객과의 두뇌싸움을 선택했다.
새로운 시도도 아니었고,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었지만, <카오스>는 호기 있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놓고,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펼쳐 보일 테니 어디 한번 맞춰보라고 결투를 신청했다.
영화제목도 스포일러성으로 짓고, 친절하게 주인공의 입을 통해
‘카오스이론’을 설명해주며 관객에게 차포까지 다 떼 줬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카오스>가 외쳤다.

그런데 관객이 슬그머니 일어선다.

“재미없다. 안 할래.”

<카오스>는 나름대로 잘 계산된 반전을 가지고 있었다.
차포까지 뗐지만 관객이 이기기는 힘들었다.
제작진의 예상대로라면 반전게임에서 진 관객은 ‘와 이렇게 질 줄이야!’고 소리치며 흥분해야했다.
그런데 실제론 관객 대부분이 시작도 전에 게임을 포기하거나,
도중에 어서 게임이 끝나기만을 지루하게 기다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반전게임에서 관객은 지독한 마조히스트다.
어떤 관객도 반전게임에서 이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반대로 영화가 자신을 처절하게 이겨주기를 바란다.
시작과 동시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주먹을 날리고,
정신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을 순식간에 코너로 몰아서 넉 다운 시키길 바라는 것이다.
그들이 갈구하는 건, 헐떡거리며 링에 드러누웠을 때 느껴지는 전율이다.
<카오스>는 그 점을 알지 못했다. 오히려 관객을 사디스트로 착각했다.
시작부터 공격을 유도하려고 지는 척하더니 12라운드 내내 경기를 지루하게 끌며
계속 ‘어디 한번 쳐봐. 날 이길 수 있겠어?’라며 실실거렸다.
이미 3라운드가 지나기도 전에 관객은 ‘내가 진 걸로 하고, 그냥 빨리 끝내자.’라고
마음속으로 수백 번은 외쳤는데 말이다.


S e n s e s/saw l 2009/04/07 15:00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이스의 숲은 종합선물세트다.
아사노 타다노부, 이케와키 치즈루, 카세료. 여기까지만 들어도 닥치고 영화 시청이다.

거기에 개성있는 테라지마 스스무, 굵직한 조연의 안노 히데야키의 이름까지 나오면 파블로프의 개 마냥 침을 질질 흘리게 되리라.

그러나 나이스의 숲 (Naissu no mori)은 이시이 카츠히토의 영화다.
위에서 언급한 배우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감독인 이시이를 모른다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넘기지 못하고
중간에 꺼버릴 것이 분명하다.

이시이를 모른다면,
누군가는 지루함에 주먹으로 벽을 쾅쾅 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어색한 장면들의 부조리한 붙임에 멀리를 하다 토를 할지도 모른다. 먹던 콜라가 체할 수도 있다.

이시이 카츠히토와 이시미네 하지메, 미키 슌이치로 2명의 감독이 함께 만든 옴니버스 영화지만
아직은 덜 알려진 나머지 두 명도 이시이와 같은 부류?의 감독이다.

논리적이고 자유민주주의적이며 궤도에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사람에게 이 영화는




같은 영화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이후 이전에도 꾸준히 자신만의 5차원 세계를 구축했던 이시이 감독을 알고 있다면 
대폭소는 아닐지라도 몇 번은 낄낄대고 몇 번은 "오~~" 감탄도 하며 즐길 수 있다.

옴니버스지만 차레차레가 아니라 뒤죽박죽으로 나오는 영상 속에
그리고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캐릭터들과 괴상한 소품 생경한 음악이 콜라쥬 되어
신나는 이시이 월드를 이뤄낸다.

이시이 초보에게는 가장 최근 영화이자 가장 대중 친화적이었던 영화 <녹차의 맛>을 먼저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스타급 연기자 외에 이시이사단의 맛깔나는 조연들이 눈에 속속 들어오는 재미를 더 누릴 수 있다.

세상에 훌륭한 타고난 영화감독은 정말 많다. 
하지만 데뷔부터 가장 최신까지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감독은 드물다.
그가 만든 영화라면 어떤 영화라도 감독을 모른 상태에서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진한 색을 가진 감독들.

언뜻 생각나는 이름은 우리나라 김기덕, 홍상수, 허진호..
또 미셀 공드리, 이시이 카치히토, 미키사토시, 이와이 슌지, 구스 반 산트 등등.. 등등..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건 색을 가졌다는 게 "훌륭하다" 거나 "천재적이다" 거나 또는 "위대하다" 와 통하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말들과 같은 줄에 서 있는 하나의 수식이라는 점이다.

영화를 볼 때면 어떤 감독은 정말 천재인 인것만 같은 적도 있고, 어떤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고 추천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냥 개인적 취향의 감독을 꼽아보면 언제나 어김없이 내 손에는 색이 진한 감독들이 꼽혀있다.
김기덕과 홍상수 색은 싫지만,, 프하하하하하하;;;;;;;;;;;;;;;;


기타브라더스-ㅋㅋㅋ



나이들수록 어려지는 카세료



와우 배우의 발견! 니시카도 에리카


좋아하는 이케와키 치즈루를 제치고 영화내내 눈을 사로잡았던 니시카도 에리카. 혼혈인 듯 한데,.

일본인 혼혈은 지상최고의 미인이라는 속설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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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의 숲>감상 후기 속편 - 일기장 편

냉장고에 있는 유통기한 10일 지난 아직 뜯지도 않은 팽팽히 독이 오른 1리터 우유팩을 생각하고 있었다. 현금지급기에 돈이 부풀어 있다고 착각했지만 나는 홍대의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아니 목적이 있었던 배회였다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감지 않은 머리에 둘러진 헤드폰에서 잠에서 막 깬 금발의 깡마른 불량기 있는 눈빛의 백인 청년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런거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갑자기 눈 앞에서 한 고등학생이 하늘로 붕 날았다. 몇 미터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차들이 서고 사람들이 소릴 질렀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런거야. 바닥에 엎드려 있던 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몇 걸음 걸었다. 그리고 픽 쓰러졌다. 나는 주머니에 만원짜리를 꽉 쥐었다. 냉장고에 우유보다 더 오래된 8개월된 날달걀이 있다는 게 생각났다. 동그란 홈에 일렬로 늘어선 달걀은 8개월 동안 그곳에 있었다. 냉장고를 열 때마다 하루씩 유통기한은 지나갔다. 빵을 사러 나왔었다. 남자가 학생을 태우고 황급히 떠났다. 사람들은 스르륵 사라졌고 차들은 다시 달렸다. 꿈에서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났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이마를 닦았다. 빵을 사야겠다고 나선건 꿈 속에서 였나. 현금지급기가 말했나. 깡마른 금발의 백인청년이 먹고 싶다고 했나. 차에 치인 학생이 먹고 있었나. 냉장고 속에 유통기한이 지난 식빵이 있었나.


S e n s e s/saw l 2008/12/13 17:4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독일판 포스터. 제목은 "가장 좋은 것은 마지막에 온다"?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의 출연만으로 영화 <버켓 리스트>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연기와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심으로 다가온다.

깊어지는 주름만큼 더욱 푸근함과 인자함의 향기가 짙어지는 모건 프리먼.
익살과 아이같은 심술으로 폭탄웃음을 자아내는 친구 같은 할아버지 잭 니콜슨.

두 사람의 버디 무비인 <버켓 리스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노인들이 죽음을 앞두고도 버켓 리스트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실 현실에서는 영화처럼 6개월 밖에 못 산다는 선고를 '이건희'와 같은 재벌과 같은 병실에서 그것도 바로 옆 침대에서 듣는 건 불가능하다. 혹 그런 일이 일어난 다고 해서 '이건희'가 콜이 카터에게 그랬던 것처럼 죽음이라는 같은 배를 탔다는 순진한 이유로 돈을 펑펑 써줄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현실과 같지 않다는 것 쯤은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그 속에 담겨진 의미다.

기존의 다른 영화들이 죽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줬다면,

<버켓 리스트>는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적고 그 것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죽음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냐고 묻는다.

고작 6개월 동안 어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겠냐고 반문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 속 카터와 콜의 경우에 6개월은 그들 전체 인생을 마무리 짓는데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발짝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나의 버켓 리스트는 무엇인가?" 스스로 묻게 만든다.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잘 가고는 있는 건지,

혹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야 진짜 '버켓 리스트'를 쓰게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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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제시하는 또 하나는 의미는 "친구"다.

개인적으로는 "버켓 리스트"와 삶의 의미를 돌아보자는 교훈적인? 암시보다는

전혀 다른 배경과 삶을 살아온 카터와 콜이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깊은 우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비록 영화라는 환상의 공간에서지만ㅡ_ㅡ;; -

생각해 보면 수십년을 함께 한 오래된 친구보다 잠깐 몇 마디를 나눴을 뿐인데 더 깊은 신뢰와 친근감이 느껴지는 친구를 만난 경험이 나 역시 있다.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하지만 설레이는 기쁨의 어떤 것이었다.

인간에게 친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친구는 피로 맺어진 가족과 사랑으로 관계되는 연인 혹은 배우자와는 다른 독톡한 관계다.
때로는 피도 못 채워주는 부분을 채우기도 하고 사랑보다 더 숭배되기도 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탈리아 남자들은 인생에서 사랑보다 우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그리고 많은 경우 '진실된' 사랑이 '일시적'인 반면에 '진실된' 우정은 '영원'하다.

어.. 나의 경우에는....이라고 해두는 게 낫겠다. ㅎ

어쨌든 이 삭막한 세상에 "친구"라는 단어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렇지 아니 한가...요? ^^




<버켓 리스트>
친구만의 '느낌'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강추
친구만의 '느낌'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강추
머스탱 마니아에게도 강추
(나는 미국사람도 아닌데 왜 머스탱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을까 ㅡ_ㅡㅋ)

S e n s e s/saw l 2008/04/1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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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개봉한 독일영화 <마지막 한 걸음까지: 독일원제-'걸어서 갈 수 있는 한 멀리'정도 돼겠다>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많은 논란이 됐었던 소련에 포로로 끌려간 독일군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 클레멘스 포렐은 전쟁 막바지에 소련으로 투입됐지만 곧 전쟁이 끝나고 소련에서 진행된 전범재판에서 강제징역 25년형을 선고받는다.

춥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기차를 타고 포렐을 포함한 독일포로들이 도착한 곳은 시베리아 대륙의 가장 끝에 위치한 한 탄광의 수용소다.(지도상으로 보면 경도상으로 대한민국보다 더 동쪽)

독일까지는 적어도 만 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포로들은 좌절한다.
하지만 포렐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탈출의 기회을 노린다.
그리고 약 3년여간 수용소장과 포렐의 쫓고 쫓기는 여정이 시작된다.

몇 몇 평론가들은 시베리아 끝에서 이란까지 만 여킬로가 넘는 거리를 도망치는 포렐을 통해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강한 의지를 영화가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자유에 대한 의지보다는 그의 귀소본능에 영화가 더 초첨을 맞추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수용소에서 탈출한 포렐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위기 때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는 원하는 것 없는 착한? 사람들. 심지어는 에스키모족?의 주술사의 도움으로 기적처럼 살아나는 등등)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까지도 소련의 국경을 넘고자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포근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한 회귀본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자유롭고 싶어서였다면 포렐은 굳이 국경을 넘어 독일까지 가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들에게는 귀소본능이란 것이 있다.
특히 지금은 많이 약해졌지만 수천년동안 집단생활을 하고 가족공동체를 유지해왔던 인간에게
집이 갖는 의미는 현실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낯선 곳을 여행하거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동안 늘 나를 반겨주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은 큰 힘이 된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대장정의 길을 걸어온 포렐을 통해 집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때문에 집으로 돌아 오기까지 약10년,
도주기간만 3년의 극적인 서사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다루려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여정을 다루려다보니 포렐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등장과 그 과정 등이 어색할 수 밖에 없었고 전체적으로 영화의 흐름 또한 불규칙해 관객들이 감동할 타이밍을 놓치게 한다.
또한 몇 장면들은 작위적으로 보이기까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 장면만으로는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장면들이 있다.
그 유명한!! 장엄한? 강 위로 위태롭게 놓여진 소련과 이란의 국경의 다리에서
마침내 수용소장과 포렐이 운명적인 대면을 하는 장면과,

마지막에 드디어 집에 도착한 포렐이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집의 창문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들여다보는 장면이다.

S e n s e s/saw l 2008/03/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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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그것도 오랜만에 이연걸. 유덕화(유더화라고 하드만 요샌). 금성무가 나오는 영화를 봤다.

한 때는 이연걸의 정무문을 따라한다며 흰 난닝구에 수건 목에 두르고 터프하게 세수도 하고
태극권으로 학교 친구들을 정신 사납게 할 정도로 좋아했는데..
너무나 선이 잘 빠진 금성무의 얼굴선을 흠모하고, 유덕화의 카리스마를 부러워하면서 말야.

언제부터 내가 이들의 안 보게 됐을까. 왜 그런 걸까.
혹시 나이를 먹으면서 저런? 영화를 보는 것이 없어 보인다는 꼴같잖은 생각을 했기 때문은 아닐까. ㅡㅡ;

이연걸과 유덕화 금성무의 얼굴이 하나의 포스터 안에서 길거리에 붙어 팔랑거리는 것을 발견했던 날. 먼 길을 돌아 다시 정겹고 낯익으면서 포근한 고향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영화 <명장>은 청나라 중엽 14년 동안 무려 7천만명이 죽어간 태평천국의 난을 배경으로 한다.
무법천지의 세상을 무대로 비운의 생을 살았던 세 명의 남자가 있었으니,

전장에서 야비한 아군의 방관 속에 천여명의 부하들을 잃고 혼자 살아 독기와 세상에 대한 불신과 야심만 남은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

계속된 전쟁으로 궁핍해진 마을 사람들을 위해 정부 군을 상대로 도적질을 하는 도적두목 조이호(유덕화) 그리고 피가 섞이지 않은 절친한 동생 강오양(금성무)

투명장으로 목숨을 건 의형제를 맺은 이들은 청군에 지원하고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천하를 호령하리라 다짐한다.

몇 번의 위기를 이겨내고 적군의 성을 탈환해내는 등 큰 공을 세운다.
14년간의 전쟁이 끝나고 나서 의형제는 중국 천하의 영웅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방청운의 야심은 멈출줄 모르고 조이호와 강오양을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한다.

남자들의 의리, 야망과 증오 등이 이 영화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나는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리얼액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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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한 상상을 초월한 스케일.

평원과 성 참호를 오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전투씬은 그 동안 CG에 길들여져 있던 나의 동물적 야생감각을 뒤흔들고 흥분시켰다.

CG도 와이어도 없는 100% 리얼 전쟁액션.
600마리의 말.
280대의 카메라.

그리고 15만명!!!
무려 15만명의 엑스트라. 믿겨 지는가?
15만명이라니!!
정말 중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오직CG로만 가능한 촬영을 사람만으로 이처럼 스펙타클하게 만들 수 있는 나라가 과연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아니 있기나 한 걸까.

이것이 <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중국의 무서운 힘이다.

모르긴 몰라도 해외의 많은 영화감독들이 이런 류의 중국영화를 볼 때만 큼은 후회했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적어도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분명 그랬을거다.


<명장>을 보며 스케일에 압도될 쯤이면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서도 대신 엉성한 구성은 덮어두자.ㅋ)

그동안 컴퓨터그래픽의 정교함과 자연스러움에 외쳤던 인공적인 감탄사 대신.

잊고 있었던 인간의 저 깊은 곳에서 끓어 올라오는 전율을 토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지도..

'그래!! 이게 진짜야.. 사람보다 리얼한 것은 없다'


             
S e n s e s/saw l 2008/03/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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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화 리스트가 있다.

남들에게 보여주지도 추천하지도 않는 그런 리스트.

잘 만들어진 영화도, 스토리가 죽이는 영화도, 배우들의 연기가 경지에 이른 영화도 아니다.

그 리스트에 들기 위해서는 영화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영화는 흥행참패라는 영예를 안은 것도 있고, 어떤 영화는 싸구려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라는 비평도 들었으며, 어떤 영화는 칼럼리스트들로부터 "올해 내가 본 영화 중 최악"이라는 찬사까지 듣기도 했다.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의 치욕을 받은 작품들도 있지만..ㅎ

그래서 "나만의" 영화 리스트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영화들은

기분이 우울할 때, 나른할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무언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사는게 버겁다고 느껴질 때, 마음 한구석에 쓸쓸할 때,
혼자라고 생각될 때..

주로 꺼내 본다.

대부분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레 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 리스트에 오른 영화는 다른 영화처럼 리뷰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렇게 짱구 굴리며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때론 그냥 보면서 받은 뜨끈한 느낌 그대로 그렇게 남기고 싶어지는 영화가 있을 것이다.

꽤 오랜만에 그런 영화를 만났다.

화성아이 지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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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비 콜맨, 이 아이 지켜볼만하다..^^



그래도 아쉬우니까 코멘트를 하자면,
존 쿠삭. 이 배우 나이들수록 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 ^^

기분 언짢을 땐 이렇게 중얼거려야지..ㅋㅋㅋ
트렌스 포보 미디오 트렌스 포보 미디오 트렌스 포보 미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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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배우 발견, 아만다 피트

S e n s e s/saw l 2008/03/0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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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판 포스터


2007년 회갑을 맞은 칸의 선택. 황금종려상 수상작.

개인적으로 롱테이크 기법의 영화를 좋아한다.
첫째 생동감 때문에 둘째 흔들리는 화면으로 인해 더 집중해서 보게 되므로
롱테이크라고 해서 모두 흔들흔들 거리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롱테는 인물들을 쫓아다닌다.

영화가 주려는 메세지가 불안, 긴장, 두려움, 초조함을 바탕으로 할 경우 감독들은 롱테이크를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쉽게 롱테이크 기법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잘못하다간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멀미를 하게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멀미에 질려버린 관객들에게 영화의 메세지 자체를 전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4개월 3주 그리고 2일>는 귀미테를 붙여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예전에 영화관련 교양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가 보여준 "노골적인 롱테이크" 영화를 볼 때는 정말 토하는 줄 알았으니까.

1987년 루마니아의 독재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불법낙태를 시도하는 두 여학생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다.

불법낙태시술을 받기 위해 준비하기에서부터 "그것"이 밖으로 나오고 "처리"하고
그제서야 레스토랑에서 한숨 돌리기 까지 오직 한가지 이야기를 감독은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롱테이크는 두 여자의 불안하고 초조한 심리, 그리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박함과 무언가에 대한 억눌린 분노를 마치 실제상황을 보듯 느끼게 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동안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낙태, 이거 우리나라도 불법 아닌가? 혹 내가 모르는 사이 낙태가 허용됐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직 우리나라도 "모자보건법"에 의해 허용되는 예외만을 제외하고는 낙태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외는 강간에 의한 임신, 산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등등)

그렇다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7년 루마니아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 똑같이 낙태를 불법으로 하고 있는데 왜 난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을 가지게 됐을까?
마치 우리나라는 안그러는데..하는 마음과 함께.

이것이 나의 두번째 의문이었다.

그건 아마도 1987년 루마니아는 낙태는 불법이라는 사실 말고도 다른 사회적인 억업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낙태금지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법낙태시술을 둘러싸고 등장인물이 느끼는 심리를 통해 당시의 루마니아의 사회적인 불안감과 억업을 이야기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낙태를 불법으로 하는 나라에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마치 이 영화를 전혀 상관없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테고..
적어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쓰잘데기 없는 말만 해댄다고 면박주고 탄핵까지 할 수 있을 만큼 민주주의 국가가 됐으니까.

바로 이 점이 칸의 회갑연에서 최고 상을 받게된 이유라고.
나만 생각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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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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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포스터


개인적으로 한국어판 포스터가
가장 아주 최고로 허접하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S e n s e s/saw l 2008/03/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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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건 어떤 의미일까.

"한번 더 봐야겠다.."

느닷없는 엔딩 크레딧을 망연히 바라보며 입에서 흘러 나온 말.

난 영화를 한번 더 보던지 아님 코맥 맥카시의 동명 원작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찾아 읽으려는 참이다. 혹시나 내가 놓친 실체에 대한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그런데 제목은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일까.
 
이 물음은 벌써 미국에서 코엔 형제에게 주어졌다고 한다.
그들의 대답은 "그건 원작을 쓴 작가에게 물어보라"

아마도 작가는 그건 독자에게 물어보라고 하지 않을까.. 내 생각이다.


코엔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매력은 바로 이런 "궁금증"이 아닐까.

뚜렷한 실체 없이 2시간 동안 사람을 홀려 놓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그 무엇.
묘한 끌림.


제목에서 풍기는 의아함에서 시작한 물음표는
사막과 국경이라는 서사의 배경과 세명의 무뚝뚝한 남자를 통해 계속 증폭되어간다.

길지 않은 대사와는 대조적인 적지 않은 죽음.
많지 않은 표정과는 대비되는 얕지 않은 내면.

그리고 영화는 궁금증이 극에 달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엔딩 크레딧을 올려 버린다.

동시에 우린 느끼게 된다. 마치 목에서 먼지가 날 것 같은 심한 갈증을.

영화 초반에 "물.."을 애걸하던 멕시코인처럼..


혹시 나처럼 시커먼 엔딩 크레딧 뒤에서
안톤 쉬거의 야릇한 표정을 본 것 같은 착시현상을 겪은 사람? ㅋ

고 착시현상이 영화의 대사를 빌려 한 말은,

"쉬거처럼 영화도 나름대로의 어떤 규칙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어떤 규칙인지는 모르겠지만."

S e n s e s/saw l 2008/02/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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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포스터


"이런 영화일 줄 몰랐는데 속았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루해서 혼났어요. 같이 간 사람한테 미안해서..."

한국에서 영화 홍보를 잘 못한 탓에 죄없는 쿠엔틴만 비난 바가지.

포스터에서 쿠엔틴의 잘  팔렸던 전작들을 언급하며 뭔가 컬트적이면서도 새로운 스피드~ 액션을 기대하게끔 했으니.. 보급사 잘못 아닌가? ㅋ

마치 영화 <택시>나 <스피드 레이서> ? 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쿠엔틴의 명성을 이용한 상술이 훤히 보이잖아.

그러니 쿠엔틴을 좋아하지 않았던 또는 몰랐던 관객들은 배신감에 배신감을 느꼈을 밖에.

"이런 쓰레기 B급 슬래셔 무비 같으니!" 하면서 말야. 사실 요런 반응! 제대로 본 건데 말야.

차라리 미국처럼 홍보를 했더라면 괜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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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이 미쿡에서 2007년에 이 영화 개봉시 포스터.

이것이 한국에 붙었다면? 나만의 예상반응: 이거 요새 포스터 맞아? 촌스러운 거시... 옛날 영화 다시 틀어주는 건가..

이러지 않았을까? 혹 미국에선 이런 반응이 없었을까? 아닌가..

미리 이런 영화야- 라며 예능 프로그램 돌아 다녔을테니 포스터 나올쯤엔 사람들 다 알고 있었을까?

"이게 말이지 칠팔십년대 극장가를 연상시키는 거시기머시기한 기획의 영화야.."라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영화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영화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70년대 B급 영화를 염두해 제작했다네.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미쿡에서는 '그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Grind house(7,80년대 두 편의 B급 영화를 동시 상영하던 극장을 일컬음)라는 타이틀 아래 두 감독의 영화 두편을 동시 상영했다는 군. 한편 끝나고 잠깐의 쉬는 시간을 둔 후. 나가서 투명한 병 환타라도 한 모금.ㅋ

그런데 조선에서는 긴 상영시간을 감안하여 나눠서 개봉했다고 하고.

덕분에 다른 종류의 불량과자가 되버렸으....

미쿡에서는 평론가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는데 로드리게스의 작품이 더 낫다고 하여 쿠엔틴 자존심을 자극하려고 했더랜다.(내 생각에;) 소심한 쿠엔틴은 겉으로 절대 표를 내지 않았겠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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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쓰 프루프 단독 샷


이제 그만, 데쓰 프루스에 대해 지껄여 보면..

치이일..파알-씨-이입! 년!..............대를 풍미했던 슬래셔 호러물에 도전한 쿠엔틴.

영화 곳곳에서 그의 장난끼와 완소 싸구려끼가 팍팍 풍기는 것을 느껴진다.

특히 노오란 색에 검은 줄만 그었을 뿐인데 츄리닝을 연상 시키는 차. 에서 드러나는 색깔집착.
이쁜 금발미녀만 출연시켜 죽였을 뿐인데 이자식..하며 드러나는 그의 성변태성.
싸구려 팍팍나는 화장실 유머에 드러나는 그의 천진난만함.
역시나 얼굴 잊지 않게 출연해 주시는 요구한 적 없는 자상함까지. ㅎ

주연 스턴트맨 마이크는 미키루크의 돌연 출연 취소로 왕년의 액션배우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커트러셀 형님.

그런데 최선을 다해 연기한 보람도 없이 왜 내 머리 속에는 계속 러셀의 두상에 쿠엔틴 얼굴이 콜라쥬되어 보이던지..

특히... 마지막에 손 다쳐서 엄살 떨 때.. 죽이려고 달려드는 차를 향해 장난이었다며 미안하다고 말하던 비굴한 모습에서 말이지..

그래도 영화 본 어떤 양반가의 자손은 "이거 언제 만든 영화야?"라고 물을 만큼 억지로 필름에 스크래치하시고 툭툭 장면 엇끊기느라 고생하였을 타란티노양의 노고를 치하. 영화 재밌었어요.^^

아하! 그리고 80여분 간의 개 지루함의 대장정을 날려주는 마지막 10여분은

한산도 대첩 버금가는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으니,

B급 슬래셔 호러물의 신분으로 카타르시스의 미학을 논한 영화 아닐까 싶은데. ^^

그리고 영화 한편으로 "쿠엔틴 변했어 나쁜 놈!" "내리막길 시속 200킬로 달리는 쿠엔틴" 등과 같은 찬사는 너무 한거라고 생각해. 영화 한 두편 찍을 것도 아니고 계속 찍어 댈텐데 말야.

데쓰 프루스!

평소 변비로 고생하시던 분, 누군가를 죽도록 패고 싶으신 분, 하루 세끼 날마다 스트레스로 밥 비벼 드시는 분, 버스기사 아저씨의 포악운전에 조만간 운전사 폭행하실 분, 주위에 마초하드웨어 장착된 남성들이 많으신 여자분들에게 강추. 초강추.

역시 화풀이 전문 액션은 쿠엔틴이 최고에요! (구라버전)

S e n s e s/saw l 2008/01/2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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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마음 속으로 되물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노의 가족들처럼 단조로와 보이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내게는 없었던 걸까.

영화가 끝날 무렵이 되자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엄마 아빠와 떨어져 2년여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영화 속 사치코보다 조금은 더 어렸던 나이였다.

매일같이 일어나면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고

한 낮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마루에 몇 시간이고 그냥 걸터 앉아 있기도 했다.

겨울에는 꽁꽁언 냇가에서 삼촌이 만들어 준 썰매를 타고

할아버지가 팽팽한 대나무로 멋들어지게 만들어준 방패연을 뒷산에서 날렸다.

문방구에서 산 힘없는 가오리 연을 가진 아이들의 부러운 눈빛들.



<녹차의 맛>

일본 원제는 <차의 맛> 2004년 개봉. 상영시간이 143분.

도쿄 외곽의 그림같이 한가한 산간 마을에 조금 엉뚱하지만 평범한 하루노 가족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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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만화가이자 괴짜 할아버지.
최면술사 아빠.
전직 에니메이터 엄마.
기분 좋으면 티나는 아들 하지메.
커다란 자신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꼬마 사치코.
싱겁지만 재미있는 외삼촌 아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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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따스함. 초 여름의 설레임. 석양 무렵의 애잔함.

평범하지만? 잊고 있었던 혹은 경험하지 못했던 가족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맛볼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렇지 못해서 인지는 몰라도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소박하고. 담백하고. 한가로운. 차의 맛과 같은 영화.

"왜 당신은 삼각자인가요"


S e n s e s/saw l 2007/12/16 11:43
Hable con Ella (2002. Talk to her. 한국 개봉제목 - 그녀에게)

이야기 하는 남자. 베니그노와
우는 남자. 마르코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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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식물인간이 된 알리샤를 돌보는 간병인 베니그노와
자신을 떠난다는 말을 하지 못한 체 식물인간이 된 리디아를 돌보는 작가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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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의 눈물을 이해하는 베니그노와
베니그노의 사랑을 이해하는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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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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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여름 스페인을 찾은 적이 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그 때 스페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야릇한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났다.

태양의 나라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해가 서쪽 땅 아래로 사라질 때 쯤,

붉은 비단이 하늘을 가르고 푸른 기운이 땅에서 피어 오를 때 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건 마르코의 눈물 같기도 했고, 베니그노의 탄성력을 잃은 체 날아가는 희망없는 사랑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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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e n s e s/saw l 2007/12/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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