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잘린 목에서 흘러 나온 피는 어깨를 넘어 등까지 적시고 있었다.
젖은 옷의 찝찝함을 생각하고 있을 때, 한 뭉텅이의 개미가 목에서 쏟아져 나왔다.
끈적한 피를 뒤집어 쓴 개미들은 덩이채로 바닥에 툭하고 떨어졌다.
이내 평면으로 흩어졌다.

더듬이와 눈 사이에 피가 흘러내리는 개미 한마리가 바닥을 빠르게 기어 온다.
피가 묻은 발에 먼지가 달라붙는다.
마침내 눈 앞. 녀석은 더러운 발로 내 속눈썹을 건드린다. 한번.. 두번..
나는 눈을 깜빡여보려했지만 꼼짝할 수 없다.
개미는 눈꺼풀에 앞 다리들을 올려 걸친다.
날카로운 주둥이를 들이대고 붉은 혀로 각막을 핥짝댄다.

나는 잘려나간 머리였다.


꿈.

싱크대 위에서 개미를 발견하곤 엄지로 눌러 죽인다.
돌려 으깬다.
물에 씻어 버린다.

출근길. 쓰레기 냄새가 나는 골목.
비둘기 한마리가 구토물 위에 앉아있다.
입에는 불은 라면가닥을 물고 붉은 눈으로 날 쳐다본다.


Kalte H a n d l 2009/09/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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